안정적 일 위해 연합회관 건립 우선… 소상공인위한 교육·정책연구원 추진
내년에는 최저임금 차등화법 필요… 더불어 갈 수 있는 수순 밟자는 것

설립한 지 7년, 다양한 업종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법제화, 정책화에 나서는 등 빠른 속도로 자리매김한 조직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회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소상공인연합회다. 코로나를 극복하고자 연합회 각 시·군 회장들이 소상공인들을 위한 자발적인 무상 방역에 나서면서다. 배동욱(59)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코로나 발병 이후 방역 업체들의 몸값이 치솟은 터라 연합회가 전국적인 방역에 나섰다"면서 "경기 지역이 가장 모범적으로 실천하면서 많은 소상공인들이 연합회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방역완료업체 스티커를 붙이는 등의 노력도 한몫했다. 특히 경기 성남시에서는 회원 수가 몇 배로 불었다.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원 수는 코로나가 본격화한 3월부터 현재까지 72% 증가했다. 코로나 위기에 맞서며 소상공인 조직이 전국적으로 응집하는 것이다. 지난 4월 취임한 배 회장은 "다들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도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상생하며 극복하려고 한다"면서 "소상공인들의 고무적인 변화에 부응하는, 우리에게 맞는 정책을 고민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배 회장과의 일문일답.

-취임(4월 23일) 두 달이 지났다.
"소상공인들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점에서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은 오직 사명감 때문이었다. 취임 전부터 코로나19로 경영난이 심화한 소상공인들의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기 수원시에서 소상공인으로서의 삶을 이어 온 터라 소상공인 겪는 애로사항과 필요한 보호정책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장과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을 맡다가 전임 최승재 회장의 잔여임기를 채우기 위해 보궐로 당선됐기에 소상공인연합회를 운영하는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 조직의 응집력이 강해질수록 위기를 이겨낼 힘이 생긴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소상공인들은 경영을 하다 보면 필연처럼 위기를 맞게 되는데, 그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고,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겠다."

-임기 중 중점 추진 과제는.
"우리 건물이 없어 세를 들어 살고 있다. 임대 기간이 만료돼 곧 사무실을 이전한다. 안정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연합회 회관을 건립하는 게 우선이다. 또 후보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들을 모두 이루려고 한다. 특히 소상공인들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소상공인연합회 교육·정책연구원을 설립하겠다. 현재 연합회 중앙회가 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 중이다. 모든 회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연합회 운영·지침 등을 담은 책을 만들어 배포했다. 업종별 중앙회장들이 3일간 고민하고 토론하며 집필, 소상공인이 나아갈 방향과 실효성 있는 정보를 담았다. 이 밖에 소상공인 공제조합 설립, 광역 시·도지회 및 지부 지원 활성화, 지원금 확대를 통한 대규모 소상공인 대회 추진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법정경제단체로서 설립 7년을 맞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소상공인연합회는 2014년부터 꾸준하게 활동해 왔다. 각자의 직종에서 역할을 수행하던 사람들이 한 울타리 안에 모여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다양한 업종단체 및 전국 지자체에 지회와 지부를 두고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과 현장 의견을 정책화해 정책당국에 전달하는 ‘소상공인 정책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전국 700만 소상공인들의 경영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정보를 제공하는 등 그들의 권익을 대변함으로써 소상공인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국민경제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이 부결됐는데.
"내년이라도 차등안은 꼭 관철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중론이다. 점포를 운영한 지 10년 된 사람과 초기 단계인 사람, 그리고 다양한 업종 등을 고려한 차별화는 꼭 필요하다. 토론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무조건 낮추자는 게 아니라 더불어 갈 수 있는 수순을 밟자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최근 3년 사이 급등하니 어떠한 결과가 발생했는가. 경영이 어려워져 가족 중심 소상공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기술이 필요한 직종은 해당 업종에서 일하며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데, 가족 중심 소상공인 사회는 그러한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 이러한 측면까지 고려하면 최저임금 차등화는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다. 최저임금 차등화 법안 또한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이 풀리며 한때 소상공인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됐다. 그러나 소진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지속 가능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굉장한 효과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주말마다 현장에 나가보고 임원들과 관련 회의를 하며 소상공인들에게 다각도로 도움이 되고 있음을 느꼈다. 정부가 위기의 상황에서 소비 촉진을 불러온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분명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재난지원금이 떨어질 때쯤 상인들로부터 원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는 불안이 팽배해졌다. 당장은 코로나가 주원인이라고 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게 경제적인 위협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재난지원금도 좋지만 정부 측에서도 일회성으로 반짝 도움을 주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이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하기를 바란다."

-전 연합회 회장인 최승재 의원이 ‘소상공인복지법’을 최근 발의했다. 이 법안의 내용과 기대효과는.
"현재 ‘소상공인기본법’이 있지만, 기본법만 있는 상태는 알맹이가 없다. 소상공인들이 10여 년간 365일 안 쉬고 노력해도 코로나와 같은 상황이 발생해서 경영이 어려워지면 남는 게 전혀 없다. 되레 철거비용이 청구된다. 직장인들은 퇴직하면 퇴직금, 재취업수당 등이 있다. 직장인을 위한 복지는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는데, 같이 세금을 내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복지는 무엇이 있나. 소상공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점포의 직원보다 돈을 덜 버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서 평등한 복지를 만들고 싶은 거다. 내 공약 중에 하나가 소상공인복지법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발의가 됐으니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남았다."

-최근 경기 지역 소상공인연합회를 남부·북부로 분리하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섰는데.
서울시회에서 규모 등을 감안해 분할해 관리하자는 요구가 있었다. 그래서 서울은 동·서·남·북 4개, 경기는 남·북 2개로 나눠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내부적인 조직관리 차원에서 나누기로 한 것이고 대외적인 역할은 서울시회장, 경기도회장이 맡게 된다. 경기도는 두 번에 걸쳐서 간담회를 했는데 그 자리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이나 기준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

-중부일보는 코로나가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등과 함께 기획기사 ‘코로나19 극복! 우리 골목 생기 뿜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리 골목과 주변 상권의 목소리를 담고, 회생 노력 분투기를 소개하고, 코로나 피해를 입은 가게가 오명을 벗어 버릴 수 있도록 지면을 할애했다.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골목은 군포시 산본로데오거리였다. 60만여 명에 이르는 경기 지역 소상공인들과 창간 29주년을 맞은 중부일보에 전할 응원의 메시지는.
"‘소상공인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웃는다.’ 우리의 모토다. 경기 시민 1천300만 명 중 소상공인은 60만여 명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상공인들이 힘을 내서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는 소상공인들에게 교육을 강조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특히 연로한 소상공인들에게 교육은 더 절실하다. 오프라인 시장이 활성화하며 소상공인들도 IT를 접목해서 영역을 확장할 필요성이 생겼다. 임기 동안 이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이다. 창간 29주년을 맞은 중부일보도 더욱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기사로 함께했으면 한다. 현재 경기도 각 시·군 회장들 모두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는 좋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더 많은 자리를 만들어서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전원희기자

사진=김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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