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프아이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가 현미경을 통한 수술에 적합하도록 보다 크고 깨끗한 화면을 제공하는 ‘스코프아이’를 착용한 채 설명하고 있다. 스코프아이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전원희기자

"메디씽큐 기술을 통해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언택트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임승준(52) ㈜메디씽큐 대표의 말이다. 메디씽큐의 야심작인 ‘GV-200’은 의료용 무선 스마트 글라스로 의료기기 모니터 영상을 전송해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고정된 모니터를 바라보며 수술하는 탓에 의료진이 목과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는 일이 많았으나, GV-200을 사용하면 글라스를 통해 영상을 보며 자연스러운 자세로 수술할 수 있다.

메디씽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와이파이 모듈을 적용해 영상 전송 지연 시간을 줄였고, 2D뿐만 아니라 입체감을 살린 3D 영상을 제공함으로써 디테일을 요구하는 수술에 더욱 용이하도록 만들었다. FDA 등 의료인증 획득도 이미 마친 상태다. 올해 출시된 GV-200은 현재 해외에서 임상 중이며, 임상을 마친 일본에서는 상용되고 있다. 한국은 수술 시 영상 촬영 제약 때문에 임상이 어려웠으나, 최초로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다음 주부터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 전원희기자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기술= 임 대표는 "시작은 방송장비회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아이두잇을 설립하고, 영상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장비 수신기를 만들었다. 영상은 일반적으로 찍는 시점과 보는 시점 사이에 0.5초 정도의 지연이 있다. 임 대표는 이를 줄이고자 무선 영상 전송을 꾀했다. 10여 년 제품개발에 집중하던 중 일본 회사로부터 의료 분야 진출 조언을 듣고 메디씽큐 출범에 착수했다.

"좋은 기술을 방송이 아닌 의료 분야에 접목하라는 얘기를 듣고 2018년 11월 메디씽큐를 설립했죠. 그러나 회사와 함께 세상에 나온 첫 제품은 실패작이었요."

영상 지연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구동시간이 2시간밖에 안 됐고, 병원 내 의료장비의 전파 간섭 등의 문제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이다. 리콜 조치하고 1년을 투자해 제품을 보완했다. 이는 GV-200의 탄생 스토리다. 이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가능성을 알아보고 10억 원을 투자했다.


 

G-200 데모
임승준 대표가 ‘GV-200’을 착용한 모습. 스크린 속 내시경 영상은 임 대표가 착용한 무선 스마트 글라스에서 그대로 구현된다. 전원희기자

◇언택트 시대…글로벌 경쟁력 갖춰= 세계 최초 기술인 만큼 반응도 빨랐다. 미국의 유명 의료장비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Medtronic)’에는 공급업자로 등록됐고, 다빈치 로봇 수술기 제조 회사인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은 메디씽큐에 샘플을 요청했다.

임 대표는 "이들 회사로부터 제품 가치를 인정받으면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국 의료장비 회사들이 주목한 제품은 일반 내시경, 초음파 등의 수술을 위한 GV-200에 더해 X-ray 이미지를 실시간 수신하는 ‘GV-200C’와 로봇 수술에 적합한 기능을 추가한 ‘GV-200D’ 등이다.

메디씽큐는 현미경을 통한 수술 시 필요한 장비인 ‘스코프아이’를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이 제품은 이미 미국 의료기기 회사 ‘이노바(Innova)’에서 85만 달러를 투자하며 독점판매를 요청했다.

임 대표는 "현미경 수술은 화면이 훨씬 크고 깨끗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집중해 제작하고 있고, 완성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품개발에 더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 3년 내 2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원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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