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지역축제들이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원시가 당장 다음 달 9∼11일 개최하려던 시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축제 ‘제57회 수원화성문화제’를 취소한다고 어제 공식적으로 밝혔다. 취소의 얘기는 이렇다. 짐작하는 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정부의 방역 지침이 강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다. 일단 우리는 이런 오래된 지역축제가 취소되는 사태에 아쉬움 보다 주민들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지금의 이 엄중함에 더 없는 염려를 하고 있다. 결코 오래가서도 계속 이어져서도 안될 사안이란 사실에 기초해서다. 그렇지 않아도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전국적인 규모의 지역축제가 취소되고 있다.

물론 수원시가 대안을 마련하고는 있다. 시와 추진위는 시민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그동안 개최된 수원화성문화제와 문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정조대왕 능행차 명장면을 수원화성문화제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수원화성문화제는 전통이 깊다. 지난 1964년 수원시민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렇게 그 날을 기념한 화홍문화제가 이제는 세계적인 축제로 알려지기까지는 여러 노력들이 있어왔고 그 안에 주민들의 참여가 우선이었음은 물론이다. 국내에서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고 해마다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인기 축제로 자리 잡아가면서 인터넷상에서도 검색 조회 건수가 늘어가는 추세였다.

대개의 이런 지역축제는 그 관건이 시민 참여다. 그래서인지 염 시장도 그 중요성을 감안해 직접 주민들이 퍼레이드에 합류하거나 각종 소 모임에 참석을 유도해 성공적인 자리매김에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다른 지역축제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 차원에서 정조대왕 능행차 행사 등 주요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일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문화제 자체가 취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주민들의 아쉬움은 말로 다 못할 상황이 분명하다.

물론 정조의 능행차 재현을 함께 해온 수원시와 서울시, 경기도가 이미 지난달 17일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취소하고 내년 4월로 연기한다는 결정이 있었지만 이런 공식 취소결정에 그 실망감은 더 할 수밖에 없다. 일이 이쯤되면 변화에 맞추는 시대정신이 오히려 더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수원시는 내년 수원화성문화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 추진 방향을 정할 것이라는 기본 방향을 설정해 놓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시대는 늘 변화하고 그 변화하는 정신에 부합하는 정책이나 참여가 지방분권의 정신에도 들어맞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이겨 낼 수 있다. 그리고 이겨내야 한다. 힘내라 대한민국. 힘 내자 지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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