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손님 줄어 상인들 한숨… 치솟은 밥상물가 명절소비 영향
시장앞 대형마트는 북적 대조적… 지역화폐 인센티브 적극 홍보 필요

못골시장
27일 오전 명절 장을 보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는 못골종합시장(수원시 팔달구 소재)의 모습. 그러나 상인들은 "밥상 물가가 치솟아 오히려 소비는 줄었다"고 토로했다. 전원희기자

"자, 다들 저렴하고 품질 좋은 소고기 보고 가세요!"

명절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을 맞은 27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못골종합시장. 장바구니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손님들과 목청껏 호객하는 상인들로 북적였다.

경기도가 지역화폐 25% 인센티브 지급을 결정한 때문인지 수원페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몇몇 점포에선 ‘수원페이 결제 시 5% 할인해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곳 상인들은 "대목치고 사람이 적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40년여 과일가게를 운영해 온 효모(67)씨는 "예년 이맘때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바닥이 보이지 않냐"고 토로했다. 그는 또 "과일 가격은 지난해보다 2배가량 올랐는데 불경기에 사람들 지갑 사정은 좋을 리가 없으니 다들 좀처럼 돈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여름 긴 장마 탓에 밥상 물가가 치솟은 게 명절 소비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반찬가게 점주는 "배추김치 1㎏에 5천~6천 원이던 가격이 올해 9천 원까지 오르니 가격을 듣고선 돌아가는 손님들이 부지기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못골시장 상인들은 "소비는 적고 사람만 많다"고 전했다.
 

조원시장
27일 오후 추석 연휴가 3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한산한 조원시장(수원시 장안구 소재)의 모습. 전원희기자

이날 오후 조원시장(수원시 장안구 소재)은 찾는 발길조차 없어 텅 비어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정갈하게 진열된 물건을 정리하는 상인들의 표정엔 근심이 가득했다.

가게에 앉아 야채를 다듬고 있던 최모(40)씨는 "작년엔 열무 다듬는 작업을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는데 지금은 다듬은 열무가 쌓여서 상할 정도"라며 "매출이 작년 추석보다 두 배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임재봉 조원시장상인회장은 "작년 이맘때보다 손님이 30~40%가량 줄었다"며 "시장 초입에 대형마트가 있다 보니 그곳으로 손님이 몰리는 경향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 입구에 위치한 대형마트는 주차장이 꽉 차고 결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려 한산한 시장 내 점포들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충환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은 "상인들은 올 추석마저 힘들겠다고 체념하는 분위기"라며 "지역화폐가 평소에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 사람들까지 불러오는 효과가 있는데, 경기도가 25% 인센티브 지급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원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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