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쥐띠 해가 저문다. 올 한해는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어려웠다. 연초에 터진 우한폐렴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우리 경제 및 사회 곳곳에 과거와는 다른 거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 영향은 여전히 현재도 진행형이다. 겨울이면 코로나19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지 않고 매일 코로나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K방역이라고 하여 세계를 놀래키고 있지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원래 우리 국민의 특성은 자신의 건강에는 유달리 신경을 쓰는 민족이다. 그래서 K방역에 일조를 하였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그래도 스타트업계는 긍정과 부정적인 측면이 교차한 한해였다

우선적으로 손꼽히는 분야가 K방역 분야 스타트업이다. 코스닥 상장업체중 1위에서 10위까지 까지가 바이오 관련업체이며 많은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K방역과 관련된 스타트업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연초대비 주가상승율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및 장비는 우리나라가 압도적인 기술우위를 보이고 있다. 씨젠, 마이크로디지털, 제놀루션등이 전년대비 실적이 급증하면서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그룹을 이끌고 있다. 더불어서 비대면 분야의 첨단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이 발표되었는데, 첨단 ICT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들이 디지털 뉴딜의 주역으로서 떠오르고 있다. 2021년에는 이들의 두각이 더욱 예상된다.

두 번째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상반기에는 벤처투자액이 줄었는데 코로나19의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면서 3분기 벤처투자는 크게 증가하였다. 기술벤처 투자가 크게 늘면서 누적투자의 전년동기 대비 감소율도 상반기보다 크게 완화됐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등 디지털분야의 비즈니스 모델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본과의 기술마찰로 인한 소부장 관련 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반면에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유통 등은 감소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벤처투자 생태계는 사실 민간주도형보다는 정부주도형이 많기 때문에 바람직한 투자 증가라고는 볼 수 없다.

세 번째로 12월 정기국회에서 소위 공정경제3법이 통과되면서 스타트업의 경영에 대해서도 많은 영향을 줄 거라는 우려가 심해진 것이다. 알다시피 스타트업은 꿈을 먹고 사는 기업이다.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상장사의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 3%로 제한, 집단소송제 확대 등 기업의 투자 의욕을 위축시키고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 중소·벤처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스타트업의 대부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조차도 세금이 무서워서 그리고 규제가 무서워 사는 곳을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옮겼다고 한다. 규제는 최소한이 맞다. 너무 많은 규제는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고 경제의 동력을 축소시킨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는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을 정도로 심하다.

네 번째로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하여 여행 및 숙박 음식점 등 자영업자의 줄도산이다. 원래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여 자영업 비중이 높다. 특히 우라나라의 자영업은 5년 생존율이 29%밖에 안되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인하여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 때문에 어렵던 자영업의 줄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해가 가고 또 다른 새해가 오는 것은 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한다. 올 한해 한국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이지만 그래도 OECD국가나 일본 미국에 비하여 선방했다. 그러나 일부 업종에 국한된 착시효과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증시 시가총액도 상위 10개 업체가 전체 시가총액의 48%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체의 영업이익율은 거의 적자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기업의 창업 즉 스타트업은 내년에도 한국경제에 보다 중요하다. 2021년에도 스타트업이 보다 성장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다시 일으키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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