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가 축구를 활용해 어디까지 효과를 누릴지 궁금합니다"

한 홍보전문가의 말이다.

지난 2019년 하반기 인천 남동구청(구청장 이강호)은 (주)남동구민축구단(FC남동) 창단 했다.

창단 초창기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지난해 첫 시즌을 마치고 평가는 뒤집혔다.

FC남동은 선수영입부터 성적까지 연착륙에 성공하면서 남동구의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전직 청소년대표, 프로구단 출신 선수 영입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한,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동이라는 이름이 지속적으로 사용됐다.

시즌 첫 해 K4리그 정복을 모토로 나선 FC남동은 13팀 중 5위라는 성적을 남겼다.

경기력에 호평이 따랐고, FC남동의 SNS 홍보채널은 4부리그 팀으로는 믿기지 않은 호응을 받았다.

특히, FC남동의 경기하이라이트, 및 소식을 전달하는 동영상 소셜미디어 채널(유튜브)은 2019년 가을 개설해 구독자 2천명, 총 누적 재생수 42만 회를 넘겼다.

지난 2011년부터 남동구청에서 운영하는 채널의 누적 재생수가 8만 회인 점을 감안하면, FC남동이 축구로 알린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홍보전문가들은 FC남동 보유 채널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구청 입장에서 구정 홍보의 옵션이 생기는 셈이라며 두 단체간 상생모델을 제안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선례를 남기고 있다. FC남동은 지역프로팀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와 협약을 통해 유망한 선수를 임대 받고, 뛰어난 선수를 보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올해는 2020 K4리그 득점왕 유동규가 인천 구단으로 이적했으며, 인천유나이티드의 유망주 최세윤이 경험을 쌓기 위해 FC남동으로 임대선수로 입단했다.

FC남동이 기회의 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축구계에 알려지면서 많은 선수들이 입단을 타진하고 있다.

올해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험이 있는 남희철과 은성수를 영입했다. 또 2020 K4리그 우승팀 파주시민축구단의 수비수 신일수를 데려왔다.

FC남동의 과감한 행보에 온라인 축구커뮤니티는 ‘남동 일 잘한다’, ‘올해는 정말 일 내겠다’며 기대감을 낳았다. 실제 올해 FC남동을 통한 홍보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FC남동은 올해 국내 모든 축구팀이 참가하는 FA컵에 나선다. 뿐만 아니라 전국체전에 인천시를 대표해 남자 성인부에 출전한다. 남동이라는 이름이 더 알려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포츠분석업체와 제휴, 지역기업과 스폰서십을 통해 자력갱생도 도모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적극적으로 관중 모객, 상품 판매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구청의 지원금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최근 FC남동에 일부 지자체의 창단 준비 관계자들의 연락을 받는다고 한다. 기존 K4구단 뿐만 아니라 독립야구단에서 까지 홍보 전략을 배우기 위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지역명을 말할 수 없지만 운영 노하우를 가르쳐달라고 말한 곳도 있었다"고 했다. 이는 FC남동이 선례를 남기고 있다는 증거다. 이것 역시 남동구를 알리는 일이라는 사명감일 것이다.

FC남동이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구단주인 이강호 남동구청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최승렬 FC남동 대표를 비롯해 4명의 프런트 직원들의 단합된 힘이라고 인천 지역 내 축구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FC남동의 앞날이 그리 녹록치 만은 않다. 마이너리그의 무관심과 안정적 재원 확보의 한계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이것은 단지 프런트의 몫으로 떠넘길 것이 아니라 남동구민은 물론 인천시민 모두가 인천의 소중한 자산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2021년 새 시즌을 맞아 FC남동은 또 다른 역사를 써내려 가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남동구는 물론 300만 인천시민들의 소중한 자산으로 태어나기 위한 명품 구단으로의 도약이다.

올해 K3로의 승격과 함께 FA컵 3라운드 이상 진출, 전국체전 최하 8강 진출을 목표로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다.

FC남동은 이제 단지 남동구의 자랑이 아니라 인천유나이티드와 함께 축구도시 인천의 자존심을 세우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멈출 수 없는 열정으로 그라운드를 땀으로 적시는 FC남동의 선전에 인천시민 모두가 코로나19로 암울했던 악몽을 훌훌 털고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잘 되고 있는 집에 찬물을 끼얹지 말자, 배 아파하지도 말자, 그냥 무한한 신뢰와 응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송길호 인천본사 정치·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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