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치권이 16일 특검 도입을 합의하자, 경찰 내부에서는 불편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770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꾸린 경찰은 정치권의 특검 도입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정치권의 특검 도입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해오던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중한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사를 하라고 해서 특별수사본부까지 차려놓았는데 특검 도입이 말이 되느냐’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지난 10일 매머드급 특수본을 구성했다. 특수본에는 18개 시·도경찰청 경찰관은 물론이고 국세청·금융위원회·한국부동산원 파견 인력도 포함됐다.

특수본의 중심인 경찰청 국수본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올해 들어 신설된 조직으로, 이번 부동산 투기 의혹은 국수본이 책임지고 맡은 첫 대형 사건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특검 도입을 합의하자 경찰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대통령도 최근 경찰 임용식에서 ‘국수본이 공직사회의 투기를 반드시 잡아달라’고 하지 않았는가"라며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보여주기식으로 특검을 도입하려는 것 같은데 이제 수사를 시작한 특수본은 뭐가 되느냐"고 했다.

정성욱기자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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