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교사 10명 중 8명은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격차가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확대하는 등 학습격차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원격수업이 장기화하며 학습격차가 계속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와 교육: 원격수업 내실화를 위한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경기도 내 교사들 중 실시간 쌍방향 수업 방식을 활용하는 비율은 1학기 9.7%에서 2학기 58.4%로 크게 늘었으며, EBS 등 외부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수업은 29.5%에서 8.8%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 같은 변화는 중학교급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1학기 9%에 불과하던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율은 2학기 65.8%로 급증했으며, 외부 제작 콘텐츠 사용 비율은 24.7%에서 3%로 제일 낮은 활용도를 보였다.

이는 원격수업이 장기화하면서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중 확대를 권고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쌍방향 수업이 확대됐음에도 교사들 대부분은 학습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원격수업을 하면서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교사 82%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7월 같은 질문을 던졌을 당시 교원 83.7%가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소폭 감소한 수준이나, ‘매우 그렇다’고 답한 교사 비율이 38.9%에서 45%로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에서 학습격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교사들은 중위권과 하위권 학생 간 학력 차이가 1·2학기 사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봤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소통을 늘리고 개별 피드백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1학기에 비해 2학기 중·하위권 학생 간 학력차이가 해소됐다고 보는 비율은 14.4%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사교육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학부모 74%는 원격수업이 지속하며 ‘사교육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자녀가 외부 제작 콘텐츠를 활용한 원격수업을 받을 경우 사교육에 대한 의사는 82.2%까지 급증하며, 실시간 화상 수업의 경우 71.3%로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으나 이 역시 작지 않은 수치다.

도교육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뿐만 아닌 다양한 수업을 활용하면서 학생 개별화 교육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연구원은 "원격수업 환경에서 새로운 개념과 기능을 배울 때 학생마다 이를 학습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 정도에 차이가 있다 보니 이에 따른 차이를 생각해 수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원격수업에서 학생들 집중 시간이 짧다는 점에서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학생들 학습에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4일부터 8일까지 도내 초·중·고 교원 1만6천926명, 학부모 10만5천624명, 학생 9만8천91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변근아기자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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