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풍에 이어 올해는 춘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살짝 잠잠했던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하며 갈증을 겪는 증시 조정기에 청량제 역할을 했다. 공모주의 경우 투자 위험은 낮은 편인데다가 상장 이후 어지간하면 발행가를 상회해 인기가 좋다. 이번엔 문턱을 낮춘 새 청약 방식으로 가족계좌까지 동원되는 등 신청자 접속이 일시에 급증한 일부 주관사는 한때 인터넷 청약 신청이 지연되기도 했다.

살짝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편에서는 아직 꽤 남은 올해 공모주 청약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일단은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에서 공모주라고 검색만 해도 종목, 공모가, 상장단계, 주관사, 청약종료일 등 주요 정보를 소개하니 참고하면 도움이 되겠다. 불특정 다수 일반인에게 투자를 받는 공모는 특정인에게 한정된 사모와 대조적이다. 증시에서 언급되는 공모는 기업 상장 전 주주를 공개 모집하는 상장공모를 지칭한다. 기업을 소개하고 처음 주식을 공모하는 첫 단계인 기업공개는 이런 이유로 IPO(Initial Public Offering)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새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파는 신주 모집과 기존 주주가 가진 주식을 파는 구주 매출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혼합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공모주 방식 결정 후 기업가치를 따져 공모주 가격을 책정하게 되는데 보통 기업들은 큰 자금이 융통되는 높은 공모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는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체에서 동종업종 및 종목 전반의 사업 및 주가 추이, 실적, 성장성 등을 비교한 다음 적정가격을 산정해 공모가액 범위, 희망공모가액(밴드)을 정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공모주 청약 제도 변경이 이뤄진 해라서 신경 쓸 부분이 있다. 소액 투자자 배정 물량이 늘어나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는 물량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하면 최대 5%가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아울러 10%에서 5%로 감소한 하이일드 펀드 배정 물량 역시 줄어든 5%는 일반 투자자 몫이다. 여기 더해 소액 투자자에 대한 배려로 공모주 배정 방식이 바뀌어 주식 절반 이상을 균등하게 나눈다. 이전까지 청약자 물량은 청약 증거금 납입 액수에 따라 비례 배분해왔었다. 이와 함께 자금 공세를 막고자 다수의 주관사가 진행하는 IPO에서 여러 증권사 계좌로 중복 청약할 수 없게 했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이날 첫 코스피 상장을 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고 있다.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되고서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으며, 현재 시초가 13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16만9천원에 거래 중이다. 연합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이날 첫 코스피 상장을 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고 있다.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되고서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으며, 현재 시초가 13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16만9천원에 거래 중이다. 연합

공모주 청약을 하려면 청약 시작 전날까지 상장 주관사 중 최소 한 곳에 계좌를 개설하고 기간 내 해당 주식계좌로 청약대금(공모가×주식수)의 50%인 청약증거금을 입금한 후 HTS나 MTS, 홈페이지, ARS, 영업점 등에서 신청하면 된다. 더불어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청약 시작일에 계좌를 만들어도 당일 청약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등은 비대면에 한해 가능하니 증권사별 청약 요건도 살펴야 한다. 증권사에 따라 고객별 투자 한도 및 증거금 적용 비율, 주식 배정 물량도 다를 수 있다. 청약 일정이나 내용에 변동이 생길 수 있으니 때때로 살피는 정성도 필요하다. 일정 돌입 후 증권사의 공모주 경쟁률은 청약 둘째 날 마감 시간 전까지 확인 가능하다.

공모주 청약도 주식 투자다. 공모주 종목 평가는 청약 경쟁률로 가늠할 수 있는데 기관의 수요 예측 경쟁률과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이하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공모주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내려가는 낭패도 감수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신규 상장사 중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종가 하락 업체는 32%, 상장 1개월 후 종가 하락 업체는 49% 정도였다. 이 같은 위험을 회피하려면 목표 배정 금액을 투자원금의 10% 수준으로 잡고 청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청약 경쟁률이 높은 수준인데도 상장 후 시초가가 공모가 이하에서 형성되는 사례가 연달아 발생하면 차기 청약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도 짤 수 있다. 공모주에서도 놓치면 안 될 것이 바로 초심이다.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에 나온 해당 기업의 사업 내용 중에서도 핵심 투자 위험은 필독이 요구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나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과도 친숙해져야 한다.

정금철 이슈에디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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