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 건축사무소 47곳 전체 용역 536건 중 297건 따내"
"업체 98%가 서울·경기지역 소재… 변창흠 사장시절 계약금 전체 73%"

LH 본사 입구 모습. 사진=연합
LH 본사 입구 모습. 사진=연합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집단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LH 전관을 영입한 건축사무소들이 LH의 설계용역 수의계약을 절반 넘게 따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H와 계약을 맺은 전관 영입 업체 98%는 서울·경기 지역 소재 업체로 나타났다.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LH가 2015~2020년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설계용역 전체 536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7건(55.4%)은 LH 전관을 영입한 건축사무소가 차지했다.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총 6천582억 원으로 전체 9천484억 원의 69.4%에 달했다.

전관을 영입한 이후 계약을 따낸 업체는 총 47곳으로 LH 퇴직자 90여 명이 재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소재 업체가 8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경기 지역은 16%, 나머지 2%는 지방 소재 업체였다.

최근 6년간 전관 업체가 따낸 계약 비율은 2015년(56.5%), 2016년(58.0%), 2017년(54.7%), 2018년(55.7%), 2019년(55.6%), 2020년(53.1%)으로 매년 50%선을 넘었다.

계약금액 규모는 2015년 915억 원에서 2020년 2천252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전관 업체가 맺은 계약금은 같은 기간 633억 원에서 1천545억 원으로 2.4배 불어났다.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임명된 2019년 전관 업체의 계약금은 전체 2천895억 원 중 2천109억 원으로 무려 72.9%에 달했다고 경실련은 강조했다.

계약을 수주한 상위 10개 업체는 모두 전관 업체였고, 이 업체들이 계약한 건수는 121건으로 전체 536건의 23%를 차지했다. 계약금은 전체 9천484억 원 중 38%인 3천596억 원이었다.

경실련은 건설사업관리 경쟁입찰에서 전관 업체가 다수를 차지한 것도 지적했다.

단체에 따르면 LH가 2015~2020년 경쟁입찰로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용역(감리) 총 290개 사업 가운데 39.7%인 115개가 전관 업체 차지였다.

경실련은 "LH의 수의계약 남발과 경쟁입찰에서 LH 전관 영입 업체의 수주 과점은 부패의 한 단면일 뿐"이라며 "LH 사장 시절 수주 독식을 방조한 변 장관은 장관직 수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LH 임직원의 재취업 관리 대상을 확대하고, 중간관리직 이상의 LH 전관 재취업 현황을 모두 공개하라"며 "땅 장사, 집 장사뿐만 아니라 퇴직 이후에도 수주 로비스트를 양성하는 LH공사를 해체하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다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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