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를 위주로 보지 않아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때다.

실제 지난 며칠간 코스피지수의 일일 변동폭은 하루 평균 50포인트 가까이 오르내렸다.

지난달에는 일평균 30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참고로 월가의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Volatility Index)는 최근 40대 언저리에서 횡보하고 있다.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된 S&P500 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로,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참여자들의 불안감이 큰 것이다.

통상적으로 VIX 값이 30을 넘어가면 시장에 경계신호가 내려진 것인데 25 이하 수준에서 안도감을 느끼곤 한다.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린 경제 정상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하는 와중에 유동성 제한 이슈가 터졌다.

반도체 부족현상을 거듭 상기시키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정책이 시행을 앞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악재를 희석하고자 수차례 노력했건만 금융시장은 불가피하게 긴축에 대비하는 중이다.

유동성이 약해지면 주식시장은 타격을 받는 게 당연하다.

더군다나 막대한 유동성의 끈에 묶여 가파른 상승 언덕을 웃으면서 올랐던 때가 얼마 전이기에 작금의 상황은 기존 및 신규 투자자들의 복장이 터지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둘째 주에도 변동성과 관련한 글을 게재했지만 이번 화엔 글의 명도가 더 낮은 원론적인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금융투자업계 다수 전문가들 역시 변동성을 거론하며 당분간 안정적인 투자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단기간 급등 이후 차익실현을 하려는 투자 주체들의 동향에 근거한 변동성이 아닌 만큼 조정을 매수 기회로 여기기도 힘들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

당분간 벗어나기 힘든 변동성 확대 국면에 접어들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응당한 의견이 넘친다.

금리 상단으로 갈 가능성을 탐조하는 과정인지라 짧은 주기의 변동성 대비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뻔한 소리지만 주식 외의 다양한 자산을 편입해 주식에 집중된 자금을 퍼뜨리는 게 첫 번째다.

다만 현재의 금리 이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서 버텨내 견고해진 경제 상황이 배경에 있으니 증시 자체의 약화를 염려하지는 않아도 괜찮을 듯하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허덕이는 현재 경기방어주와 가치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많다.

여기서 말하는 방어주는 경제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금리 리스크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내수주인데 실적 개선 기대감 또한 매력이다.

금리 상승 구간에서 성장주와 방어주의 흐름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미래가치로 현재 주가를 매기는 성장주는 금리 상단 확인 전까지 흔들릴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경기민감주인 수출 관련 업종은 대부분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다.

투자자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손절(주가 하락을 예상해 보유 주식을 매입가 이하로 매도)은 익절(수익을 본 후 매도)에 비해 선택이 늦다.

금전적 피해를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큰 수익을 내려면 손실도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원칙을 앞세운 경험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언급할 인물이 있다.

말년이 비극적이긴 했지만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개인투자자로 평가받는 ‘월가의 큰 곰’ 제시 리버모어는 추세 발생 시점까지 자금 일부를 투입하고 추세 강화 때 추가로 자금을 넣는 추세매매기법의 창안자이다.

시중에 떠도는 정보에 흔들리지 않고 시장 주도업종과 주도주를 믿는다는 원칙을 세웠던 리버모어도 이 원칙을 어겨 실패를 경험했다.

그의 투자원칙 중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짚으며 이번 편을 접고자 한다.

‘수익을 내는 거래만 살리고 손실을 입으면 끝내라’, ‘떨어진 주식을 억지로 보유해 본의 아닌 투자자가 되지 마라’, ‘증시가 제대로 움직인다면 차익 실현을 서두르지 마라’, ‘전고점에서 크게 하락했다고 주식을 매수하지 마라’, ‘옳은 선택을 했을 땐 인내로 이익을 키우고 선택이 잘못됐다면 규칙으로 손실을 줄여라’.

정금철 이슈에디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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