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안양시 인덕원역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의 추가 정차역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C노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민자 사업자가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포함했기 때문이다. C노선의 인덕원역 정차로 경기 남부권 모든 시민의 교통복지가 향상될 것이란 점에서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이번 결실은 안양시민이 중심이 되어 정차를 촉구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시민의 힘이 모여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감동적이다.

C노선의 인덕원역 정차는 단순히 하나의 역에 정차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1905년 경부선이 개통한 이래, 철도교통은 우리 국민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수도권 전반을 아우르는 지하철과 함께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을 연결하는 GTX 노선은 수도권 철도 교통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그렇기에 C노선의 인덕원역 정차는 안양시민뿐 아니라 수도권 남부 지역 시민 모두에게 절실한 일이었다. C노선이 인덕원역에 정차하지 않고 ‘패싱’했다면 안양시가 변방 도시가 될 위기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덕원역은 ‘지하철 4호선’, ‘인덕원-동탄선’, ‘월곶-판교선’ 등 C노선을 포함해 총 4개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안양은 물론, 시흥·광명·의왕·수원·성남 등 수도권 남부지역 시민들의 교통복지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또한, C노선 정차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안양시는 철도교통을 중심으로 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하려던 기존 계획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안양시는 인덕원역을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하여 수도권 교통난 해소와 장거리 통근자들의 교통복지 제고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뒤늦게나마 인덕원역이 C노선 정차역에 포함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정차가 확정될 때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최초 경기도의 구상 단계에서는 인덕원역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정부사업으로 변경된 이후, 2018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완전히 배제됐다. 그러나 안양시는 포기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사전타당성용역을 시행하여 효율적인 대안을 마련했으며 국토교통부·경기도 등과 여러 번 협의하며 인덕원역 정차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필자 또한 직접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진선미 위원장을 비롯한 국토교통부 제2차관, 철도국장 등과 만나 2020년 국토교통부 기본계획에 안양시민의 열망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그뿐만 아니라 GTX 사업의 특성상 최종 선택은 민자 사업자의 결정에 달려 있음을 인지하고 2021년 초부터 3개 민자 사업자와 힘겨운 협상을 통해 결국 인덕원역을 포함시켰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안양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눈부셨다. 안양시민은 지난해 7월 ‘범시민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시작으로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 홍보 캠페인 등을 하며 인덕원역 정차의 당위성을 널리 알렸다. 2달 만에 전체 시민의 약 30%에 달하는 16만6천500여 명의 시민이 서명운동에 동참하며 인덕원역 정차에 힘을 더했다. 참여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를 느낌과 동시에 ‘인덕원역 정차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내가 정말 역사의 죄인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밤잠을 못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풀뿌리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안양시민의 열망이 인덕원역 정차로 이어졌고, 안양시는 시민과 함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했다. 이제 남은 일은 내 몫일 것이다. 시민이 만들어주신 이 기회를 끝까지 잘 완수하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됐다. 앞으로 안양시는 C노선이 인덕원역에 처음 정차하는 그 순간까지 시민의 뜻을 받들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시민께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자 수도권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안양시가 미래도시로 도약하는 철도교통의 역사적 기회라고 믿는다.

최대호 안양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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