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사통팔달 도로망으로 '팍스 로마나(Pax Romana, 로마의 평화)' 시기를 구가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은 교통망이 제국의 혈관임을 역설한다.

근래에 이르러 지역 발전의 중심축으로 '철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19세기에 건설된 미 대륙횡단철도는 미국 산업화의 상징적 사건이다.

중국은 고속철의 후발주자임에도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국제 고속철 네트워크로 '21세기 신 실크로드'를 건설한다는 패권 장악의 계획마저 드러냈다.

이처럼 국가나 도시의 성장과 철도망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한 몸이다.

철도망은 도시 발전의 주요 사회간접자본(SOC)으로 자리 잡아 기초 인프라 확충에서 나아가 도시민의 삶의 질마저 좌우한다.

'얼마나 빨리,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느냐는 '속자생존' 시대를 살고 있는, 속도가 중요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것은 또한 '철도망'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다.

철도 많은 도시를 부러워했던 고양시. 이제는 '철도부자'가 됐다.

지금까지 경의중앙선, 일산선 2개 뿐이던 철도노선을 11개나 확보했다. 최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로 5개 철도망이 확정되고 2개는 추가검토사업이 되면서다.

GTX-A노선과 일산역까지 연장되는 서해선이 공사 중에 있고, 신교통수단인 트램까지 보태졌다.

지금까지는 서울로 향하는 '횡노선'인 3호선과 경의중앙선만이 존재했다면 이제는 수도권을 세로로 잇는 '종노선'인 서해선, 인천2호선 연장, 대장 홍대선 등이 가세해 비로소 '격자형' 모양까지 갖췄다.

우리 시는 원활한 철도 사업의 추진을 위해 2019년 철도사업 특별회계를 설치해 금년도 확보한 205억 원을 포함, 총 555억 원을 확보했다.

아직까지 '고양' 이름표가 붙은 역이 존재하지 않아 최근 기존 대곡역을 '고양대곡'으로 변경해 고양시 지명위원회 만장일치로 통과, 국토부의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수도권 간 광역철도는 어느 정도 확보한 우리 시는 도시철도망인 '트램'의 원활한 추진에 힘쓰고 있다.

신교통수단인 '트램'은 지난 해 12월 창릉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발표됐다. 도로에 부설된 레일을 수소 또는 전기배터리로 달리므로 '탄소중립'에 적합한 친환경 교통이며 공사비는 지하철 6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해 전국 11여 시·군에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트램'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사업성 확보를 위한 예비타당성 지침 개정'과 '도로교통법 혼용차로 허용' 역시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 2월, 트램 예비타당성조사 지침 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아 고양시 포함 11개 시·군 합동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건의문을 전달했다.

또 신교통수단 도입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용역비를 확보해 지난달 말 착수했다. 검토 결과를 토대로 우리 시에 도입 가능한 최적노선들을 발굴, 경기도 도시철도망계획(안)에 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다.

고양시의 지리적 입지는 남북교류의 관문이자 교두보다.

평화공존 체계가 되면 고양시는 한반도의 중심이 되고 대륙으로 가는 철도가 '고양대곡'에서부터 달릴 수 있다.

평화의 시작이자 미래의 중심인 고양시에는 통일과 대륙행을 염두에 두고 철도의 속도와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또 내년 1월 출범하게 될 '고양특례시' 규모에 걸맞는 규모의 철도망이 요구된다.

현재 109만 인구가 사는 고양시에 향후 창릉 3기 신도시와 대곡 등 택지개발이 완료되면 인구 120만 이상이 거주하게 될 전망이다.

'To-City 고양이노베이션 허브'로 통칭되는 '일산테크노밸리, 킨텍스 제3전시장, CJ라이브시티, IP융복합 컨텐츠 클러스터' 등이 완성되면 이제는 수도권에서 고양시로 출근하는 인파가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더 크게',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고양시의 미래교통 수요를 철도망이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고양시에 확보된 11개 철도망이 차질 없이 완성돼 사통팔달 교통망의 대동맥이 막힘없이 뚫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재준 고양시장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