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산업혁명 이후 물자와 사람의 이동을 가속화되면서 근대사회 진입을 빠르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장거리 수송에서 가장 경제적 이점을 가질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비교우위를 점해왔다. 정차역이 있는 곳은 자연스럽게 주변지역과 지역주민 삶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경부선에 속하는 의왕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 근대화 정책에 의한 변화를 고스란히 겪은 우리나라 철도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1944년 용산으로 출퇴근하는 일본인 철도공무원들을 위한 간이역으로 출발해 1964년 보통역으로 승격되었고, 10년 후인 1974년 8월에 수도권 전철로 개통됐다. 전철 개통으로 인구 유입이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오봉역 개통과 서울남부화물 양회기지가 준공되면서 의왕은 수도권의 중요한 물류거점으로 사회적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이후 1989년 의왕읍이 시로 승격되고 지금과 같은 중견도시로 성장하기까지 결코 의왕역을 빼고서는 시 정체성을 논할 수 없다.

철도역사와 함께한 의왕역이 있는 부곡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옛 일본인 철도관사 흔적과 더불어 ▶철도차량기지 ▶철도박물관 ▶한국교통대학(구 한국철도대학) ▶철도기술연구원 ▶㈜현대로템(철도차량제작) 등 철도와 관련된 다양한 기관들이 유일하게 한 곳에 밀집돼 있는 곳이다.

2013년 의왕역 주변이 전국유일의 ‘철도특구’로 지정되고, 코로나 이전 해마다 수만 명의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의왕시 대표축제 명칭이‘철도축제’였던 연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레일바이크와 함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의왕레솔레파크’역시 그 기본 테마는 철도다.

요즘 수도권 시민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부동산 가격으로 소위 ‘벼락거지’로 내몰리는 일반 서민들에게 내 집 주변 전철역 호재만큼 반가운 소식이 또 있을까. 그러다보니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급행철도 의미가 무색하게 무조건적인 정차를 외치고 있다.

이런 ‘핌비(PIMBY)’적 분위기 때문에 다른 어느 지역보다 합리적인 타당성과 절실함을 갖고 GTX-C 의왕역 정차를 어필하고 있는 의왕시가 혹시나 같은 시각으로 비춰지지는 않을까 조금은 염려스럽다.

의왕역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배제하더라도, 현재 의왕역 주변은 수도권 어느 도시보다 광역교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곳이다.

이미 조성된 ▶장안지구는 물론 ▶고천 ▶월암 및 초평지구 ▶군포 부곡송정지구 등 1만5천세대 이상의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고, 뛰어난 입지여건으로 지난해 준공 한 ▶‘의왕테크노파크 산업단지’에도 이미 수백여 개의 기업이 입주하고 있다.

게다가 의왕역은 수원시와 군포시 경계에 인접해 3개시 시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부곡지역의 유일한 광역교통거점 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이어지는 개발계획으로 약 9만여 명의 교통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노선 정차역으로 이미 확정된 금정역과 수원역 사이 14km 구간에 의왕역이 위치해 필요 조건인 표정속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판단근거로 충분하다.

택지개발지역 주민들의 주거안정, 수도권남부 성장동력산업 인프라에 따른 잠재적 수요측면만 보더라도 의왕역 정차는 광역교통난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GTX의 의미를 가장 크게 살릴 수 있는 너무나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77년 전 간이역에서 출발해 수도권 화물과 여객 수송의 핵심거점으로 묵묵히 일조하며 의왕시의 탄생과 성장을 이끌어 온 의왕역, 이제는 그 노고와 가치를 인정해주고 더 크고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될 때가 아닌가 를 강조하고 싶다.

김상돈 의왕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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