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한 입시학원 모습. 사진=중부일보DB
수원의 한 입시학원 모습. 사진=중부일보DB

‘학벌주의’ 사회가 만든 교육열에 청년들이 타의적 ‘N수’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경기도교육연구원이 발표한 ‘대입 N수생의 삶과 문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N수생 수학능력시험 응시 비율은 2019학년도 22.8%에서 2020학년도 25.9%, 2021학년도 27%로 지속 증가했다.

4년제 대학 입학생 수 역시 2020년 8만3천 997명(전체 34만2천699명 가운데 24.5%)으로 2019년 7만3천676명(전체 34만3천248명 가운데 21.5%)보다 늘었다. 출산율 감소로 대학 입학생은 줄고 있는 반면, N수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N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서울이나 수도권에 집중됐다.

당해 연도 고등학교 졸업생 중 국내외 대학과 전문대학에 등록한 학생 비율을 나타내는 고등학교 진학률이 낮으면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는데 2020년 경기와 서울 평균 고등학교 진학률은 각각 70.5%와 58.7%로 전국 평균 고등학교 진학률(72.5%)에 비해 낮은 모습을 보였다.

같은 해 대구(89.6%), 광주(80.0%), 부산(77.7%), 대전(75.4%) 등 지방 고등학교 진학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을 보면 수도권과 서울 학생들이 N수를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N수를 경험한 적이 있는 학생들은 N수 선택 까닭으로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것은 실패라고 생각돼서", "우월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위해" 등을 꼽았다.

연구에 참여한 A씨는 "대학을 가는 것은 하나의 목표인데 이를 달성하고자 했던 노력이 결과로 돌아오지 않아 실패로 느껴진다"며 "입시제도 문제도 있지만, N수는 대입 실패를 만회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학벌·능력 중심 서열화로 N수를 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엄수정 부연구위원은 "개인의 능력을 성적과 학벌이라는 지표로 나타내고 이에 따라 좋은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을 나누는 사회와 교육열이 ‘N수 열풍’을 만들고 있다"며 "학벌·능력주의에 문제를 제기하고 다양한 가치와 삶의 방식을 알게 하는 교육, 동일성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소외·배제·차별을 이해하고 소수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효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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