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을 보면 중국의 내일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 광둥을 가다
김수영|삼성경제연구소|360쪽


국토 면적 우리의 96배, 인구 27배.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한눈에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

특히나 지역 간 발전 격차가 큰 탓에 자칫하면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 반드시 지역별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놀라운 성장을 거듭해온 광둥성은 중국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데 최적의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주광저우총영사관에서 상무영사로 근무하며 광둥성 경제가 어떻게 변화하는 면밀히 살피며 광둥성의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어떻게 성장을 이뤄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5장으로 나누어 풀어놓는다.

1장에서는 그간의 광둥성 경제성장과정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저자가 ‘차이나 실리콘밸리’라고 이름 붙인 광저우, 선전, 후이저우, 둥관 등 광둥성 소재 주요도시를 둘러보고, 중국과 광둥성 정부가 추진 중인 광둥성, 홍콩, 마카오를 하나의 거대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키는 웨강아오따완취(?港澳大??) 발전전략도 자세히 들여다 본다.

3장에서는 광둥성의 4차산업 실현현황과 광둥성 정부의 정책적 지원노력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광둥성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진단하고 분야별로 어떤 정책 조치를 통해 앞으로 방향을 설계하는 지 살펴 볼수 있다.

4장에서는 광둥성 경제성장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해 소개한다. 또 한국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4차산업 혁명 관련 기업을 방문하고 중국의 기술 수준을 분석한 내용도 담고 있다.

5장에서는 그간의 광둥성의 성장 요인을 짚어보고 향후에도 이런 요인들이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는 지를 분석한다.

이처럼 광둥성에 주목해야할 이유는 단순히 첨단기업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라는 측면에서도 한국으로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정책적 실험을 넓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제 광둥성은 40년 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펼치면서 광둥성에 부여한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을 뛰어 넘으라’라는 과제를 완수하는 순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책은 중국경제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광둥성 경제를 3년간 가장 가까이서, 가장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경험을 전하고 있으며 베이징과 상하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진짜 중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직관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티나의 종이집
시 김개미|출판사 천개의바람|96쪽


성장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경험하고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라서 딱 꼬집어 제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티나의 종이집의 주인공 진규도 그런 아이다. 지각대장인 진규는 늘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과 달리 늘 반갑게 인사해주고 웃어주는 티나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제 감정이 무엇인지 모른 채 진규는 티나만 졸졸 따라다닌다.

김개미 작가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싹 트기 시작한 아이의 마음을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순박한 감정을 위트있고, 공감가는 동시로 풀어내고 있다.

티나의 종이집은 연작시처럼 한 편의 이야기 흐름 속에 주인공 진규의 심리 변화를 동시로 표현한다.

동시가 갖는 함축성과 비유 등은 그대로 살리되, 동시 사이에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삽화를 충분히 삽입해 아이들이 이야기 흐름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동시에 빠져들고 의미를 알아차리도록 이끌어준다.
 

청소년 활동, 어떻게 할까?
이승훈|학교도서관저널|264쪽


‘청소년 활동, 어떻게 할까?’는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공터)가 지난 10년간 벌여온 모든 청소년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청소년들이 나다움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며, 마을 사람들과 공터 일꾼들의 작당모의가 벌어지는 곳이다.

꿈나르샤와 같은 축제 기획, 공터의 공간 리모델링, 수십 개의 동아리가 벌이는 이벤트와 프로젝트, 방과 후 활동 및 진로교육 등 청소년이 삶의 주체가 되는 마을 교육공동체다.

학교도 집도 아닌 제3의 공간에서 숨통이 트인 청소년들은 세상을 바꾸는 작은 일에 나선다.

무료 와이파이, 게임기, 노래방 등이 갖춰진 공간에서 이들은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프로젝트, 이벤트,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한다.

책은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결과를 실제 사례 중심으로 담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작된 변화 프로젝트’중 네 번째 ‘월경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과 월경 굿즈 판매’가 있다.

201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팀 ‘론도’는 월경을 숨기고 부끄러워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자 ‘월경 인식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교육청에 성교육 관련 청원을 넣고 인식 변화를 위한 월경 굿즈를 만들어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했다.

또한 꿈나르샤에서 인식 개선 부스를 운영하고 설문조사도 실시하는 등 8명의 론도 친구들은 4년간 꾸준히 활동했다.

공터는 그냥 비어있지 않은 생명이 깃든 땅이다.

저자는 공터를 놀이터이자 배움터이고 만남의 광장이면서, 함께 놀며 살고 죽고를 반복하는 재탄생·재구성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공릉동의 ‘공터’에서도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개성을 찾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키워간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정지우|문예출판사|288쪽


에세이스트와 문화평론가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해온 정지우 작가가 첫 번째 글쓰기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20년 동안 소설, 인문서, 에세이, 칼럼, 서평, 평론, 동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글을 써온 작가는 문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넓은 스펙트럼에서 언제나 혐오와 차별을 경계하는 균형 잡히고 따뜻한 글쓰기로 많은 이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그가 20년 동안 작가로 활동하며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을 오롯이 담아내 ‘글쓰기에 관한 증언’들이다.

이 때문에 이 책을 글쟁이 정지우의 모든 것을 담아낸 자서전, 성장의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숨 쉬듯 글을 쓰고, 글쓰기가 곧 삶이 된 작가 정지우가 펼쳐놓은 내밀한 생각들은 글을 쓰고 있거나 쓰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다정한 안내이자 섬세한 위로 되어줄 것이다.

작가는 20여 년 전 작가되겠다고 마음먹고 그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

꼭 글 쓰는 일로 먹고 사는 전업작가가 아니더라도 정체성의 일부로서 많은 사람들이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자신의 체험을 통해 글을 쓰면 좋은 것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삶에 어떤 태도를 지닐 것인가? 글쓰기에 그것은 어떻게 반영되는가? 이 책은 단순한 글쓰기 노하우를 넘어 삶과 그이 맞닿아 있다는 글쓰기의 본질을 그 자신의 문장과 글 자체를 통해 여실히 드러낸다.

이 책은 그 자체로 ‘삶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한 편의 아름다운 교본이 되어준다.
 

별을 품은 사람들의 시간여행
강영일|지성의샘


불의의 사고로 인해 가슴에 상처를 하나씩 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절한 이야기를 다룬 시집 ‘별을 품은 사람들의 시간여행’이 출간됐다.

새내기 대학생 딸을 불의사고로 잃고 5개월 뒤 발생한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작가는 젊은 영혼의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본인의 성찰을 시로 써내려갔다.

1부 사랑과 이별, 2부 용서와 화해, 3부 화합과 미래로 나누어 우리 보통사람을 이야기 한다.

작가는 "사람들은 흔히 보이지 않는 행복을 좇아가려고만 한다. 그러나 좇을수록 더 멀리 도망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느끼는 행복은 무색무취로 무관심한 척 놔두면 조용히 왔다가 사라지는 드라이아이스와 같다고 한다.

저자는 고진감래를 인용하며 인생에 힘든 역경이 지나가면 즐거움이 오리라는 희망으로 지난날에 대한 뼈아픈 상처를 이겨내고 용서와 화해를 통한 또 다른 시간여행을 권유한다.

 

너도밤나무 아래 갈림길
정다운 외 8명|구름바다|188쪽


‘너도밤나무 아래 갈림길’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임진강 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동화 담았다.

동화 속에서는 만나고 싶었던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긴 세월 실향 어르신들의 그립고 안타까운 마음을 동화로 역었다.

이 책에 담겨진 9편의 동화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남북분단 이후고향을 잃고 이산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세밀하게 읽어준다.

9편의 동화를 그려낸 9명의 작가의 공통된 소망은 지금 어린이들이 과거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 그분들의 아픈 역사를 읽고 기억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꼭 간직하길 바라는 것이다.

또 이 책에 담겨진 소망은 동화가 동화로 남지 않기를, 남한과 북한의 긴 갈등이 끝나고 흩어졌던 가족들이 잃어버린 고향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그날에 대한 희망도 놓치 않는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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