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7년 만에 들이닥친 때아닌 이른 한파로 가을이 무색해졌다. 거리에는 10월의 낭만이었던 트렌치코트 대신 겨울 패딩이 일찍이 등장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봄도 새로운 계절을 음미할 틈도 없이 무더운 여름으로 넘어갔다. 뉴스에서 해외토픽으로만 접했던 기후변화를 피부로 체감하는 구체적인 징조이다.

또 한편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델타변이 확산에 맞서 유일한 출구전략인 백신 접종 가속화로 단계적 일상 회복인 ‘위드코로나’ 실시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보다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 등을 도입해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예측 불허이지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벗어나 재기의 희망이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아직 종착역은 아니지만, 일상의 불편과 생계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바이러스 전쟁 속에서 의료진과 봉사자 등 많은 이의 헌신과 희생도 잊지 말아야 할 이 시대의 영웅들이다.

이참에 조금만 더 불편을 감수하고,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한다면 우리가 그토록 소망하던 소중한 일상 회복의 날을 더 빨리 맞이할 수 있다. 누구보다 침체의 늪에서 고통을 겪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예전만큼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날도 성큼 다가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가오는 위드코로나 시대, 우리 앞에 또 다른 과제도 인류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다. 바로 기후 위기 대응 ‘그린뉴딜’ 이다. 얼마 전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서해안의 평균 해수면은 지구온난화 등 인위적 영향으로 매년 1.31mm씩 높아졌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의 결과인 해수면 상승은 홍수 위험 뿐 아니라 식수와 농지의 파괴, 더 나아가 이상기후로 인한 폭풍해일 위험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그린뉴딜은 현대 사회의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그린뉴딜의 요체는 탄소 중립이다. 코로나19로 멈춰있던 그린뉴딜은 위기에서 기회로 만드는 과정이다. 시대적으로 당면한 환경문제, 기후와 생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새로운 세상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살아왔던 상식을 허물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비대면, 방역 수칙, 백신은 우리의 생명을 좌우하는 수단이 됐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에서 앞으로 살아갈 새로운 지혜들이 우리의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린뉴딜도 세계적 대유행 코로나를 이겨나가는 것과 같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지혜이며, 지난 수백 년간 인류를 지배해온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 생산체제를 구축하여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묘책이다.

이에 구리시에서도 온실가스 절감·시민 행복을 목표로 친환경 경제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노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같이 온실가스를 줄여 경제구조를 친환경적으로 개편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생활 속 온실가스 줄이기에 열심히 동참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직접 ‘기후 위기 대응 시민 10대 실천과제’를 선정하고 자발적인 참여로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아이스팩 재활용하기, 핸드타올 대신 손수건 사용하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아이스팩 재활용에는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집에 있는 아이스팩을 손수 반납하고 이를 봉사자들이 깨끗이 세척하여 소상공인들에게 배부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구리시는 파리와 같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변모하여 밀집된 원도심의 교통체증 해소와 주차난 해소 아울러 개인 건강도 챙길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다행히 구리시뿐 아니라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생활 속 온실가스 줄이기 등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동참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욱 확대되어 이 시대 또 하나의 과제인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그린뉴딜’ 선진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안승남 구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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