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선거를 5개월가량 남겨두면서 자천타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 주요 변수로는 오는 3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결과와 이재정(77) 경기교육감의 3선 도전 여부 등이 꼽힌다. 이 교육감이 최근 진행된 신년인터뷰 자리에서 3선 출마와 관련해 "때가 되면 말하겠다"며 거취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진보·보수 진영에서 10명 안팎의 인사들이 교육감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교육감 후보들은 정당을 갖지 않지만, 정책을 펼치는 이념과 지향점이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나뉜다. 때문에 오는 3월 치러지는 대선 결과가 차기 교육감을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학력 격차, 청소년 방역패스 문제부터 현재 경기교육청이 안고 있는 학교 현장 직렬 갈등을 풀어갈 해법을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이재정 도교육감 3선 불출마 가능성 무게
현 교육감 '복심' 이한복 학장 출마 결심
20여년 혁신·미래교육 함께 실천한 인물
성기선 교수 '교육자치 발전' 내걸고 도전

◇‘이재정의 사람들’ 출마 저울질=최근 이 교육감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한복(57)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지역대학장이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교육감의 3선 불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학장은 20여 년 동안 이 교육감 옆을 지킨 인물이다. 이 교육감이 2000년 창당한 새천년민주당 초대 정책위원회 의장을 역임하던 시절부터 함께했다. 또한 2014년 이 교육감 당선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교육연구원장, 정책기획관 등을 지내며 교육 정책을 펼치는 데 힘을 보탰다.

이 학장은 "이 교육감의 혁신교육과 미래교육을 같이 실천해 온 사람으로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준비해 보고자 한다"며 "다만 아직 이 교육감이 거취 관련 공식 의견을 내놓지 않은 만큼, 이후에 명확한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직인수위원회 민생분과위원장을 거쳐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 경기도중앙교육연수위원장을 지내고 최근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으로 일했던 성기선(57) 가톨릭대학교 교수도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성 교수는 경기교육 정책의 처음을 함께해 이 교육감과 정책적 공감대가 높은 인물 가운데 하나다.

성 교수는 "교육자치 발전을 위해 선거에 도전하고자 마음 먹었다"며 "다양하고 일관성 있는 교육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교육을 그려보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 교육감의 측근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속속 출마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 교육감이 3선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3년간 경기도에서 발을 맞춰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당락에 따라 경기교육을 넘어 더 큰 교육 정책 그림을 그리고자 준비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측근들이 출마 고심을 시작했다는 것은 이 교육감이 어느 정도 마음 정리를 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송주명 교수 '창의지성교육' 설계 장본인
4차산업혁명·코로나시대 맞는 교육 주장
안병용 의정부시장 민주당 탈당 출마 시사
시대 맞춤형 새로운 교육정책 만들기 고심

◇코로나19 급변한 교육환경 맞춰 ‘새판’ 짠다=재선의 이 교육감이 8년간 펼친 교육 정책을 넘어 포스트코로나 시대 맞춤 교육을 제시, 교육 현장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인물들도 도전에 나선다.

2018년 선거 당시 현역 프리미엄에 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냈던 송주명(57) 한신대학교 교수가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히고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송 교수는 첫 직선 김상곤 경기교육감 시절 혁신학교추진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혁신교육 토대 마련에 함께한 인물이다. 또 창의지성교육을 설계하고 현장에 도입해 미래지향적 교육을 펼치는 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공동의장, 교육시민단체 민주주의학교 상임대표 등을 맡아 민주시민교육 설계와 실천에 힘쓰고 있다.

송 교수는 "4차산업혁명과 사회적 불평등, 코로나19로 변화한 시대에 맞는 혁신교육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며 "경기교육 발전에 보탬이 될 모델 제시를 위해 차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5월 민주당에 탈당계를 낸 안병용(65) 의정부시장도 교육감선거 도전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30년가량 교직원·교수 등을 거치며 쌓은 교육 경험과 3선 시장을 지내며 갖춘 풍부한 행정력을 내세우며 출마 가능성 시사했다. 교육감선거 일정에 맞춰 3월 초 시장직을 내려 놓을 예정으로 전해진다.

안 시장은 "새로운 교육 분야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교육 개혁이 절실하다는 현장 요구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을 지낸 최창의(60) 경기미래교육연구소 이사장도 ‘교육 대전환 시대’를 강조하며 교육감선거 도전 의지를 밝혔다. 최 이사장은 교사 경력 11년과 경기도교육의원 등을 거친 현장교육전문가다.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등 교육단체 활동을 통해 꾸준히 교육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오랜 시간 경기교육현장에서 교육정책대안을 준비하고 실천해 온 전문가로 교육감선거에 도전해 교육대전환의 시대를 열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도교육청 감사관을 지낸 김거성(62)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도 조심스럽게 출마 고민을 내놨다.

김 전 비서관은 "선거 도전 관련 주변과 함께 여러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며 "교육현장 갈등을 해소하고 민주적인 학교를 만드는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외에도 이재삼(61)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박효진(59)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 경기지부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으며 박 전 지부장은 "준비가 되면 이야기 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창의 이사장 '교육 대전환 시대' 강조
교육청 감사관 지낸 김거성 비서관도 거론
이재삼 이사장·박효진 지부장 '신중 모드'
임해규 전 원장 유일한 보수진영 유력후보
대선결과에 따라 '보수 기회' 여부 판가름

◇대선 결과 따라 ‘꿈틀’…잠잠한 보수 진영=진보 진영 후보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 행보를 넓혀가고 있는 데 비해 보수 진영은 눈에 띄는 후보가 나서지 않고 있다. 직선교육감 시대 보편적이고 공정한 교육가치를 내세운 진보 진영 교육 논리에 밀려온 탓이다.

다만 오는 3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여야가 치열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어 이번에는 보수 진영 교육감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온다. 게다가 그간 진보 진영 교육감이 펼친 교육 정책이 ‘행정 위주’로 매몰된다는 지적도 제기돼 이전과 다른 색을 가진 정책을 준비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 진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임해규(61) 전 경기연구원장이다. 임 전 원장은 지난 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임 전 원장은 "교육계와 시민사회로부터 강력한 출마 요청이 있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효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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