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설 연휴 전 양자 TV 토론을 열기로 합의하자 최근 상승세를 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치졸한 담합"이라고 발끈했다. 그럴 만 하다. 사실상 안 후보는 그간 여야의 이 두 후보, 즉 양강 구도를 깨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두 후보가 안 후보의 눈치를 보는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생각하기 따라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 후보 간 양자 TV 토론이 마치 안 후보가 낀 3자 구도를 막으려는 담합까지는 아니라도 왠지 치졸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사를 보면 늘상 양당 정치안에서 후보가 대립을 해 오다 막판에 다른 당과의 단일화를 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을 지나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안 후보는 분명 꽃놀이 패를 손에 쥔 격이다. 여야의 두 후보가 지지율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안 후보의 그것을 더하면 분명 당선권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게 자명한 사실이 되면서다. 당장에 양당의 토론 합의를 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양당 실무 협상단이 앞으로 안 후보나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토론을 하더라도 양강 토론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안 후보의 "정말 공정하지 못하다고 본다"며 "두 자릿수 지지를 받는 후보 뒤에는 그를 지지하는 국민도 있는 건데, 그 후보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말과 달리 현실의 그것은 냉정하게만 돌아가고 있다. 


안 후보 지지율이 오르면서 재평가가 활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 후보는 집권하기에 충분할 만한 정치 세력이 없다는 치명적 결함이 있어 보인다. 여러 정치적 형태로 재수 삼수를 거듭해 온 안 후보의 허점이다. 물론 안 후보는 가장 도덕적이다. 전과도 없고 사회적 게시판에 이런저런 구설수도 없다. 스캔들도 없다. 게다가 가장 말이 많을 재산상의 허점도 없다. 2030이 좋아할 그것이다. 다시말해 경력과 능력이 뛰어난 후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나 대중이 요구하는 요건에는 부합하지 못하는 것은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최근 2030을 중심으로 과소평가된 안 후보에 대한 고개가 다시 들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나치면 안된다.


안 후보는 두 양강 후보가 말 못하는 여러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연금 개혁, 코로나, 미·중 신냉전 대처 해법 등이 그것이다. 물론 안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3명의 국회의원으로 국정을 이끌어 가는데 대한 국민의 불안은 있다. 거기에 정계 개편도 필수적이다. 독자 출마를 고수할지 아니면 단일화에 동참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안 후보의 말처럼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에 있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또 그 방법 또한 짐작하고 있을 터다. 국정 경험이 필요할 수 있는 안 후보의 처신이라면 길게 볼 필요도 있다. 국민의 요구를 입버릇처럼 외친 후보라면 손에 쥔 꽃놀이 패를 어떻게 쓸지 국민들은 기대하고 지켜보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