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다음 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안정성 검증을 위해 일본을 찾는다. IAEA 조사단은 후쿠시마 원전 현지를 방문하여 이를 검증하고 일본 관계 부처와 의견을 교환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연내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일본이 강행하고 있는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관련 국제기구의 승인을 받을 지 상당히 중요한 지점이다. 이번 조사단은 IAEA와 국제 전문가로 구성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김홍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이 전문가팀 일원으로 참가하고 있어 역할이 기대된다.

이 국제 전문가 그룹에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베트남, 아르헨티나 등 원자력 안전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어서 공정한 조사를 기대해 보지만 워낙 일본의 입김이 센 상황이어서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조사단은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하고 방류할 물의 상태나 처분 과정의 안전성,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IAEA 안전기준에 근거해 점검할 예정이다. IAEA 조사단이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만큼 제대로 된 검증을 통해 일본의 막무가내 식 해양 방류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은 조사단이 일본의 관련 부처나 도쿄전력 관계자들을 만나 오염수 처분 협력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기로 한 점이다. 이미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IAEA와 미국이 협조적인 태도로 나왔던 사실을 고려하면 이번 조사단이 어떤 역할을 할 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만약 일본의 편에 서서 오염수 방류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경우 오히려 해양 방류를 용인한 격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일본은 최종 처리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허용기준치 이하로 낮추어 방류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전문가들은 트리튬과 같은 방사성 물질은 완전히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4월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해 말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해양 방류가 벌써 당장 내년 봄으로 다가왔다. 아무리 정화된 오염수라도 배출 기준을 초과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기술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오염수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우리나라나 중국 등 인접 국가들의 반대에 부딪쳐 있는 상황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일본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국제사회의 이해를 얻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IAEA 조사단의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형식적인 실사가 되지 않도록 전문가 그룹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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