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디자이너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던 청년은 결혼 후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하지만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마다 써내려간 글은 한 권의 책이 돼 그에게 새로운 길을 터줬다.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보는 작가 겸 도슨트 김상래입니다. 마흔여섯에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중이고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둔 엄마이기도 합니다."

지난 1일 만난 김상래 작가는 문화도시 수원 운영위원회와 수원 나우어스(SUWON NOWUS) 등 지역문화와 관련된 활동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과 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도슨트로 관람객들을 만나 미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동안 김 작가가 걸어온 길을 담은 책 ‘실은, 엄마도 꿈이 있었어’를 펴내며 정식 작가가 됐다.

아이를 키우며 도서관, 미술관을 즐겨 찾았던 김 작가는 어느 날 아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귀 기울여 듣는 모습을 보고 도슨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지난 2019년 정식 도슨트가 된 이후 2020년부터 올해까지 수원시립미술관 산하 미술관에서 작품 해설을 해오고 있다. 이후 도슨트 활동이 계기가 돼 수원문화재단의 수원시민협의체 ‘수원 나우어스’에 참여하게 됐다.
 

"시티 메이커스를 시작으로 수원시 모니터링단 활동, 예비 문화도시 수원 그룹 심의, 시티 플레이어 활동, 지속 가능성 분과 분과장으로 매주 또는 격주로 시민리더분들과 수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문화도시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염태영 전 수원 시장님께 ‘탐조 책방’ 대표님의 꾸러미를 전달해 드렸는데 선물 꾸러미 속의 여든이 넘은 ‘맹순 씨’ 그림엽서를 보고 직접 전화하셔서 대화를 나눈 얘기를 들었을 때 뭉클함이 일었습니다."

김 작가는 경력단절여성들이 다시 사회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을 썼다. 그는 "저처럼 주부로 계신 분들에게 수원문화재단의 지원활동이나 사업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니 꼭 한 번 해보라고 권하고 있다"며 "제가 해보니까 참 좋더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오는 6일 수원 영통의 ‘랄랄라하우스’ 책방에서 첫 북토크를 시작으로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 매일 작성하는 ‘100일 그림에세이-모닝 페이지’를 엮어 차기작을 낼 계획이다. 이처럼 작가로 활동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는 꾸준히 자신의 꿈을 이뤄갈 것이다.

"첫 책을 내면서 자가치유가 많이 됐어요. 그래서 제가 만나는 엄마들에게 하루에 한 줄씩이라도 글을 써보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마흔에 그림 공부를 다시 하는 분들도 있고, 여든에 시작하는 화가들도 계세요. 저처럼 책을 내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 나와서 활동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의 엄마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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