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간공예를 제대로 알기도 전에 돈벌이부터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대량 생산을 못하게 하려고 실용신안을 냈는데, 이젠 반대로 대중화를 위해 특허를 내려고 합니다."
지난 2003년 ‘맥간공예의 새 지평을 연 창시자’로 인정받아 경기도인증 ‘경기으뜸이’로 선정된 백송 이상수 선생이 2008년 12월 어느 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의 일이다.
굳이 이 얘기부터 꺼낸 이유는 이 선생이 원장으로 있는 맥간공예연구원 산하 예맥회 천안지회 회원전이 벌써 15년째를 맞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 선생이 선언한 맥간공예의 대중화가 적어도 꾸준히 진행돼 왔다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이제 그 출발선에 섰다고 봐야 할 안양지회의 두 번째 회원전 소식도 반갑게 다가온다.
이렇듯 빛과 결의 예술로 고품격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맥간공예 예맥회 전시회가 천안시와 광명시에서 잇따라 개최된다. 두 전시의 부제는 언제나 그랬듯, ‘빛과 보리의 만남’이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임인년 호랑이 해를 맞아 이상수 선생이 직접 제작한 ‘맹호도 소향무적(나아가는 곳에 상대할 적이 없다)’이란 작품이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다음 달 2일 천안 쌍용도서관 갤러리에서 막을 올리는 ‘제15회 맥간공예 회원전’은 5일까지 4일 간 진행된다. 우윤숙 천안지회장을 비롯해 박경미, 김애란, 송기순, 김혜영, 유현숙, 양재연, 천미란, 송명규, 양수진, 정화영 등이 참여, 총 30여 점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우 회장은 "이번 전시는 위드코로나로 넘어가는 길목에 임인년 호랑이의 기운으로 나쁜 것을 지우고 희망과 평안 등 길상의 작품으로 희망찬 미래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이상수 선생님과 예맥회 민선희 부회장의 찬조 출품으로 전시가 더 빛날 것"이라고 전했다.
천안 전시의 바통을 이어 같은 달 11일부터 21일까지 광명 갤러리 아우름에서 개최될 안양지회전에는 이은지 지회장과 허승미, 서은지, 박종심, 이지혜, 안선, 황기희, 김선화 등 8명이 모두 28점의 작품을 내걸 계획이다.
이미 여러 차례 무료전시로 시민들과 만나온 안양지회는 앞으로 광명뿐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 활동범위를 넓혀 타 지역 주민들에게도 전시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옛 장인들이 전수할 만한 그릇을 가진 제자를 만나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비법을 전해주지 않는 것처럼, 전수할 만한 문하생이 나올 때까지 마지막 보루로 칠 작업은 남겨둘 생각"이라 말했던 이상수 선생의 간절한 바람이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라본다.
강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