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파워게임 與 의견 관철…"책임총리제 상처" 우려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국무조정실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두고 대통령실과 한덕수 국무총리, 여당인 국민의힘 사이에 벌어진 교착상태가 ‘자진 고사’ 방식으로 낙마함에 따라 일단락됐다. 지난 25일 국민의힘이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공개 반대 목소리를 낸 지 사흘 만이다.

한 총리는 지난 28일 "(윤 행장) 본인이 논의 전개 과정에서 부담을 느껴서 한 고사 결정이니 그 결정을 존중했으면 한다"며 "새 후보자 인선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겠다"면서 최대한 빠르게 사태수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칫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실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자, 결국 윤 행장이 자발적으로 고사 의사를 밝히고 한 총리도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의 출구 모색이다.

대통령실도 윤 행자의 자진사퇴로 일단락된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윤 후보가 숙고해 어려운 결정을 한데 대해 존중한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장은 총리를 도와 내각을 통할·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최측근이다. 윤 행장의 내정엔 한 총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초 국조실장과 가장 밀접하게 일하게 될 한 총리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여당의 공개적인 반대 의사가 관철되면서 일단 당정 간의 파워게임에서 일단 우위를 점한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윤 행장의 국조실장 내정에 공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사람을 새 정부의 정책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맡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냈다.

다만 이번 일이 본격적인 당정 파워게임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정책 현안이나 내각 인사 문제를 놓고 언제든 당정간 갈등관계는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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