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맛시장③ - 의정부 제일시장

중부일보가 경기 인천지역의 전통시장을 돌며 각 시장마다 명물로 자리 잡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소한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연중기획으로 한달에 한 번 소개되는 우리동네 맛시장. 1976년 4월 개설된 경기북부권 최대시장 의정부 '제일시장'을 소개해본다.

 

1976년 4월 12일 개설된 경기북부 최대 종합전통시장 '의정부 제일시장'.
1976년 4월 12일 개설된 경기북부 최대 종합전통시장 '의정부 제일시장'.

의정부 뿐만 아니라 인접한 서울, 양주, 동두천, 포천, 연천에서부터 부모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온다. 대형마트 등에 밀려 사라진 전통시장의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시장을 찾은 가족들은 분식과 간식을 먹으며 시장을 구경하고 간다. 집으로 돌아가며 싸가는 반찬가게의 맛있는 반찬은 제일시장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의정부 제일시장이 활성화되는데는 번영회의 역할이 자리하고 있다. 사단법인 의정부제일시장번영회는 상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시장에 무엇이 도움이 될 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번영회와 상인들의 노력은 늘어나는 손님 수가 입증한다. 2014년부터 가장 최근(2016년)까지 집계한 고객 유입효과는 지속 상승세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시장을 넘어 경기북부의 관광지로 자리잡은 의정부 제일시장. 중부일보는 제일시장으로 손님들의 발걸음을 이끌어 내고 있는 상인들의 ‘맛’을 살펴봤다.

의정부 제일시장의 반찬 명물집 '우리집 반찬'.
의정부 제일시장의 반찬 명물집 '우리집 반찬'.

-의정부 제일시장의 필수코스 ‘우리집 반찬’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눈에 띄게 성장한 업종 중의 하나는 반찬가게다.

또 코로나 이전부터 1~2인 가구 및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집에서 조리하기보다는 반찬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일면서 반찬가게도 보편화된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통의 의정부 제일시장에서도 반찬가게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이유중 하나다. 시장 한 가운데 자리잡은 ‘우리집 반찬’은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모자(母子)가 함께 운영하는 이곳에서 만난 대표 심규성(31)씨는 10년간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판매대와 다소 분리된 조리실에서 반찬을 만들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직접 만든 반찬을 포장용기에 옮겨 담았다. 그렇게 그와 모친 김순덕씨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음식은 무려 100여 가지.

사계절 제철 반찬을 비롯한 김치류와 마른반찬, 각종 밑반찬과 나물, 짱아찌, 젓갈 등의 다양한 반찬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손님이 끊이지 않는 제일 시장의 대표 반찬가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심규성 대표가 직접 개발한 ‘황태 강정’은 전 연령대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달래 소불고기’와 함께 가장 사랑받는 메뉴로 꼽힌다.

또한 사계절이 스며있는 제철 반찬을 포함한 모든 메뉴가 배달이 가능하다는 점과 오후 2시에는 반찬이 새롭게 조리해 신선함을 유지하며 연 매출 10억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윤 창출에만 치중하지 않고 즐거움과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나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시장 전체의 발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 제일시장의 대표 카페 Jeil Cafe'.
의정부 제일시장의 대표 카페 Jeil Cafe'.

-상인들의 입맛도 바꾼 ‘Jeil Cafe’

‘전통시장=믹스 커피’의 공식을 깬 제일시장의 제일카페는 착한 가격으로 맛있는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있는 제일시장의 명물이다.

원두커피를 원하는 상인들이 늘어났지만 파는 곳이 없어 점포를 운영하던 사장님이 직접 차린 가게다.

제일카페에서는 사장님이 직접 고른 질 좋은 양질의 원두커피를 맛볼 수 있다. 인심만큼 넉넉한 큰 사이즈가 부담스럽다면 제일시장만의 ‘500원 종이 커피’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다. 맛있는 원두를 간단히 즐기기 위한 제일시장의 에스프레소인 셈이다.

제일시장에서 파는 과일로 만든 수제청과 과일주스는 어린이부터 어른의 입맛까지 사로잡는다. 가격은 단돈 3천500원. 제일시장 청과점에서 사장님이 직접 고른 과일로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착한 가격이다. 아침에 사서 바로 갈아마시는 만큼 어느 카페의 과일주스보다 신선하다.

이제는 명물로 자리잡은 제일카페도 순탄한 길을 걷지는 않았다. 가게가 들어선 시점에 코로나19가 발생했다. 밀집장소인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은 끊겼고 제일카페 또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사장님은 긍정의 힘으로 이겨냈다.

제일카페 사장님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시작했지만 실전을 못해봤잖아요. 2년 동안 손님에게 폐 끼치지 않고 연습할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라며 밝게 웃으셨다.

의정부 제일시장 명물 비빔국수를 파는 '영선네'.
의정부 제일시장 명물 비빔국수를 파는 '영선네'.

-제일시장 시그니처 국수 전문 ‘영선네’

제일시장 노점의 한가운데 자리한 영선네는 비빔국수와 잔치국수를 전문으로 파는 의정부 제일시장 명물이다.

사장님의 실력은 찾아오는 손님 수와 비례한다. 한번의 7개의 주문이 들어와도 너끈히 조리하시는 사장님의 내공은 발걸음을 하는 손님 수를 말해준다. 사이사이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맛보기 비빔국수도 나눠 주신다. 맛보기 국수를 먹으면 1인분을 더 시키게 될 수도 있다.

대표 메뉴인 비빔국수는 7천 원, 잔치국수는 5천 원에 맛볼 수 있다. 여름 특별 메뉴인 냉콩국수와 냉면, 묵사발은 시장을 걸으며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올라간 열기를 내려준다. 살얼음을 동동 띄운 열무국수도 영선네의 필수 코스다.

조윤성·노진균기자
사진=노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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