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통해 거대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체제가 구축되면서 민심을 얻지 못한 진보정당이 지역 현안을 중점으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1 지방선거에서는 도내 진보정당 중 진보당이 수원시 마선거구에서 기초의원 1석을 확보했다.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도내 진보정당은 광역비례대표의원 선거에서도 득표율이 5%에 미치지 못해 경기도의회에서 비례대표를 배출하지 못했다.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낸 정의당 황순식, 기본소득당 서태성, 진보당 송영주 또한 득표율 1%를 넘지 못해 득표율 결과에 따라 선거비용을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선거보전금을 받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 황순식 후보는 2만2천163표(0.66%), 송영주 후보와 서태성 후보는 각각 7천773표(0.24%), 5천255표(0.16%)를 얻는데 그쳤다.

이에 진보정치의 위기가 다시금 거론되면서 성찰과 변화 통해 의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선거를 마친 황순식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인민의 삶과 시대의 변화를 공부하며 적응해가지 않는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라며 "거대 양당 사이에서 치인 것은 우리만의 중심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민심을 살피며 중심을 잡아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의당은 지난 13일부터 경기도당 권역별 협의체 회의를 갖고 공약의 구체성, 지방자치 전략 등이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2년 후 총선과 앞으로 당의 미래를 위해 성장전략 재검토 등 ‘쇄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본소득당과 진보당 두 후보 역시 기존 체제 극복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대안으로 정치 세대교체와 구조적 차별과 억압에 맞서는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 등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거대 양당 체제 가운데 진보정당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현안이나 사회문제 등 방향성을 중점에 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갈라치기 등 사회적 양분화가 심해질수록 소수정당이 설 자리를 잃는다. 쉽진 않은 상황에서 정당의 정체성이 담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거대 양당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진보 정당의 입지가 더 약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정당도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면서 "예전에는 지역현안 중심의 생활밀착형 공약으로 공감을 얻었다. 당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참신한 공약을 세워야 하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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