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시설의 대반전, 왜?]
민선8기 인수위 전향적 태도 변화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추진 계획
반대일생 화성, 찬성 목소리 커져
평택 시민단체 '팽성 유치' 목소리
오늘 통합공항 관련 토론회 개최
현 군공항 일대 땅값 7조→20조
지원 사업비 등 경제효과도 한몫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에 대한 여론이 ‘님비’(NYMBY·Not In My Back Yard)에서 ‘핌피’( PIMFY·Please In My Front Yard)로 돌아섰다.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으로 사업성이 높아지고 정부와 경기도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까지 약속되자, 시민단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다.

‘계륵’에서 ‘황금알 낳는 거위’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중부일보는 최근 경기남부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유치전과 그 배경을 재차 짚어본다.

수원 군공항 모습. 사진=중부일보DB
수원 군공항 모습. 사진=중부일보DB

◇화성도 평택도 ‘군공항 어서오고’... 시민단체들이 나섰다=국방부의 수원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인 화옹지구가 있는 화성지역 시민단체는 그간 찬반으로 여론이 갈라져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큰 것 같았지만, 유치하자는 입장도 꾸준히 나왔다.

국방부 예비 이전후보지 발표 이듬해인 2018년 5월.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화성지역 4개 시민단체는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시가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 선정 이후 사실과 다른 억지주장을 통해 화성시민들의 민-민 갈등을 조장해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며 군공항 이전에 반대 의사를 내비치는 화성시를 직격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들어서는 ‘경기남부국제통합공항 유치’라는 명목을 내건 다양한 목소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지난 25일 화성시 안녕동 소재 융건릉 앞에서  화성지역 일부 시민단체들이 모여 발표한 결의문이 대표적 사례다.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추진단을 비롯한 4개 단체는 ‘국토부의 화성국제공항 건설 조속한 추진’, ‘화성시와 수원시의 상생’, ‘탄약고 이전’, ‘경기도가 주도해 화성시민과 함께 화성국제공항 건설 추진, ‘화성시민 단결해 화성국제공항 쟁취’ 등 5가지 내용을 결의문에 담았다.

경기남부권의 대도시 중 하나인 평택에서도 공항 유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7일 평택명품도시만들기위원회와 평택항발전협의회, 시민사회재단 등 평택시민단체들이 ‘경기남부국제공항 평택에 뜰 수 있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로 하면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수원 군공항과 성남 서울공항의 기능을 재배치한 VIP 전용 공항 및 민군통합공항을 평택 미군기지 인근 팽성읍 남단에 유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달라진 여론, 왜?... 尹도 金도 "군공항 이전"=이처럼 화성과 평택 등 경기남부권 지역 시민단체들이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유치전에 나선 까닭에는 달라진 정부와 경기도의 기조가 지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5월, 수원을 찾아 "새 정부를 맡게 될 사람으로서 군과 지방자치단체, 주민들 간 원만한 (군공항) 이전 장소를 찾겠다"며 "이전 장소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대폭 지원해 수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은 지난 2017년 국방부가 화성 화옹지구를 예비 이전후보지로 지정한 뒤 화성과 수원간 갈등이 격화됐지만, 정부부처에서는 적극적인 중재역할에 나서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이같은 약속을 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수원 군공항 이전, 특히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신설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현 도지사 당선인과 국민의힘 소속 김은혜 후보 모두 공약으로 내걸면서다.

거대 양당 도지사 후보들이 모두 수원 군공항 이전을 골자로 한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유치를 약속하면서 그간 관망세였던 경기도의 입장도 전향적인 태도(중부일보 5월 12일자 7면 보도)로 바뀐 바 있다.

또 김동연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공동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신설’은 민선8기 경기도정 핵심과제가 됐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여론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수원시가 국방부에 군공항 이전을 건의할 당시 세류역 인근 종전부지 가치는 7조 원이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현재는 20조8천억 원까지 급등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됐던 이전주변지역 지원사업비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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