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 수원지회장은 예술인들이 모이고, 연습하고, 기량을 선보일 공공의 공간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사진=강경묵기자
최훈 수원지회장은 예술인들이 모이고, 연습하고, 기량을 선보일 공공의 공간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사진=강경묵기자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자리 모든 분야가 힘들었지만 ‘공연’과 ‘무대’가 주업인 연예인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유명 연예인들과 그나마 소속할 기관이 있는 다른 분야의 예술 종사자보다 더욱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목소리는 엄살만은 아닐 것이다.

최훈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이하 한국연예예총) 수원지회장은 지난 3년간 "연예인들에게는 너무나도 고되고 기나긴 터널"이었다며 소회를 돌이켰다.

이 때문에 한국연예예총 수원지회가 주최하는 다음 달 열리는 ‘수원가요제 전국대회’는 보다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의 교훈과 도전,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연예협회의 지향점을 들어봤다.

최훈 지회장은 연예인 활동을 통한 수입이 줄어들어 생계에 타격도 여전하지만, 이와 별개로 무대가 사라졌다는 고통이 컸다면서 회원 대부분 꿈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무대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강경묵기자
최훈 지회장은 연예인 활동을 통한 수입이 줄어들어 생계에 타격도 여전하지만, 이와 별개로 무대가 사라졌다는 고통이 컸다면서 회원 대부분 꿈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무대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강경묵기자

-코로나19 상황 어땠나

"연예협회는 다른 분야와 달리 공연 파트에 대부분 집중돼 있어 무대가 많이 필요한데 코로나 때문에 전무했다. 협회 역시 그러한 노력을 하고 회원들에게 무대를 제공해야 했지만 손을 쓸 방도가 없었다. 이제는 조금 풀리기 시작하니까 나아졌는데 상황은 여전히 힘들다. 다행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연예협회 회원들 대부분은 전업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생계를 무대만으로 꾸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서 대부분 부업내지는 다른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힘든 부분은 다른 경제활동에서 채우며 어렵게 버티고 있지만 그저 버티고만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연예인 활동을 통한 수입이 줄어들어 생계에 타격은 여전하다. 수입과 별개로 무대가 사라졌다는 고통도 크다. 회원 대부분이 꿈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무대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소액 행사나 봉사 형태로 공연을 하기도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요양원과 병원 등의 환우들을 위한 공연이나 버스킹, 종교시설의 축제 등 무대 자체로 의미있는 활동을 했지만 그마저도 사라져 회원들이 많이 힘들었다."

-연예협회 등 수원예술계 상황은

"수원시에는 연예협회를 포함해 예총 산하에 총 9개 단체가 있다. 국악협회, 음악협회, 미술협회, 문인협회, 사진협회, 영화협회 등등이다. 안타까운 점은 코로나를 떠나서 수원이 다른지역에 비해 협회가 매우 침체돼 있다는 사실이다. 활동도 매우 적고 회원들을 위한 행사나 무대도 적다. 도청이 소재한 수부도시인데도 다른 시도에 비해 협회의 활동이 창피할 정도로 미약하다.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사업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회원과 시민들을 위한 행사 등을 기획하고 기존의 좋은 사업은 유지해야하는데 그것이 잘 안됐다. 특히 지난 10년간 시민들을 위한 접근성이 높은 문화서비스 영역이 많이 후퇴했다. 코로나뿐 아니라 코로나 이전부터 산불, 사스, 구제역 등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예술, 문화, 공연, 행사 분야가 타격을 입는다. 예산도 가장 먼저 삭감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예술인들이 모이고, 연습하고, 기량을 선보일 공공의 공간이 없는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훈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수원지회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의 교훈과 도전,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연예협회의 지향점을 들어봤다. 사진=강경묵기자
최훈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수원지회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의 교훈과 도전,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연예협회의 지향점을 들어봤다. 사진=강경묵기자

-이번 가요제는 어떤 의미

"다음 달 3일에 예선, 10일에 본선을 치르는 수원가요제 전국대회는 29회에 걸쳐 진행해온 신인가수들의 등용문이다. 트로트 분야에서 꽤 이름을 알린 가수들도 수원가요제에서 배출됐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잠정 중단된 상태였고 지난해에는 약식으로만 진행했다. 이번 가요제는 회원들과 신인가수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다시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때문에 수원시 야외음악당에서 개방된 형태로 진행하고 입장료 역시 무료다. 또 올해는 관객과의 소통과 호응을 보다 끌어올리기 위해 창작가요 참가는 배제했다.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올해는 기성곡 참가자만 받는다. 참가에는 지역제한, 나이제한, 성별제한도 없고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다. 매년 참가 신청팀은 300여 팀에 달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참가를 예상하고 있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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