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세류동 안동네는 수원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으나, 100만 도시 수원시민이라 하더라도 ‘안동네’라는 이름으로 이곳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수원비행장’ 근처에 있는 동네라고 한다면, 수원시민 뿐 만 아니라 경기도민 중 많은 사람이 "아! 그 동네"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수원 세류 안동네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수원에 산다면 꼭 안동네에 살고 싶네", "안동네는 비행기 소음 때문에 살기 힘든 곳 아냐?", "‘안동네’ 이름이 정겹네" 등 사람에 따라 안동네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생각이 다양할 것이다. 

필자에게 안동네는 차가운 도시의 느낌보다는 정겨운 고향의 느낌이 강하다. 그러면서도 정말 오랜 기간 동안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 군공항의 소음, 개발 제한 등을 묵묵히 견뎌온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안동네에 대한 필자의 마음은 매우 복잡다단하다.

지정학적으로 보자면 안동네는 수원비행장, 기찻길, (구)수인선 뚝방으로 둘러싸여 있다. 안동네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 밑 굴다리가 유일하다. (구)수인선 뚝방은 자전거도로로 이용되고 있으나, 그러한 자전거도로도 기찻길과 접한 쪽은 끊겨있다.

많은 사람들이 안동네의 비행기로 인한 소음의 피해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사람들이 비행장, 기찻길, 뚝방으로 둘러싸여 출입을 하기 쉽지 않은 안동네 사람들의 불편함을 알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하다. 

지난 수년간 수원비행장 이전은 여러 정치인들의 공약이었으나, 아직까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수원비행장 이전 예정지의 여론 변화가 감지되고 있고, 과거 어느 때보다 수원비행장 이전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오랜 기간 동안 안보라는 공익을 위하여 희생한 안동네 사람들에게 있어서 수원비행장의 이전은 마땅히 받아야 할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필자는 수원비행장 이전이 원만하게 추진되더라도 실질적인 이전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어 안동네 사람들을 옥죈 수십년간 이어진 규제가 바로 풀리지 못 할 것이라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 

그렇게 되면, 안동네 사람들은 수원비행장 이전까지 비행기 소음을 인내해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비행장, 기찻길, 뚝방길로 둘러싸인 교통의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수원비행장 이전에 필요한 기간이 현실적으로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면, 당장의 교통 불편함이라도 해소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동네 사람들에게 있어서 수원비행장 이전이 중장기의 과제라면, 현재 교통의 불편함 해소는 단기의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안동네에는 이른바 ‘터줏대감’이 많이 살고 있다. 

안동네 터줏대감은 그 오랜 기간 동안 고향에 산다는 이유로 수원비행장으로 인한 소음 뿐만 아니라 교통의 불편함을 감수하여 왔다. 그런데 안보에 반드시 필요한 수원비행장 주변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만 특별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이지 않은가? 안보는 우리 국민 모두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지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만 짊어져야 할 부담은 아닐 것이다. 

필자는 안동네 사람들이 장기적으로는 수원비행장 이전으로, 단기적으로는 교통의 불편함으로부터 해소되어 오랜 기간 동안 감수한 특별한 희생이란 부담에서 벗어나길 소망해 본다. 

이애형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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