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前 본부장 녹음파일 확보
이강길 前 씨세븐 대표 소환 조사

대장동 전경. 사진=성남시
대장동 전경. 사진=성남시

검찰이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수사를 사업 초기 단계부터 다시 살펴본다.

최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거론하며 대장동 원주민을 설득하는 내용의 육성 녹음파일을 확보하면서 ‘윗선’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가는 단계로 풀이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이 전 대표는 2008년 대장동 개발 논의 초기 자신의 부동산개발업체 씨세븐을 통해 참여한 원년 멤버다.

2009년 소위 ‘대장동 4인방’으로 불리는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을 사업에 참여시켜 지주 작업을 진행하는 등 민영 개발을 위한 기초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남시는 이재명 시장 당선 뒤인 2011년 3월 대장동 일대를 공영 개발하기로 하고 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했다.

민영 개발을 주도하던 이씨는 2011년 7월 씨세븐을 비롯한 사업 참여 업체들의 지분과 경영권 대부분을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에게 넘기고 사업에서 빠졌다.

남 변호사는 이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으로 근무하던 김만배씨를 통해 대장동 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유동규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을 소개받았고, 청탁을 통해 개발 방식을 민·관 합동으로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이재명 시장이 당선된 후 그와 가까운 유 전 본부장이 ‘실세’로 떠오르면서 자신이 사업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빠진 후 진행된 대장동 사업 역시 처음부터 민간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설계된 명백한 배임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이씨를 상대로 대장동 개발 초기 상황과 남 변호사 등이 담당했던 역할, 이재명 시장 당선 후의 기류 변화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동으로 수사팀이 재편된 뒤 대장동 의혹에 대한 재수사에 나선 검찰은 이씨 외에도 대장동 원주민들과 초반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 등을 조사하며 사업의 초기 단계를 다시 살피고 있다.

검찰은 전날 대장동 원주민이던 우계 이씨 종중 측으로부터 유 전 본부장 등이 이재명 시장을 거론하며 원주민을 설득한 육성 녹음 파일을 대거 확보하기도 했다.

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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