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개인적 가치관과 취향을 떠나 일반적으로 보수성향의 인사 보다는 진보성향의 인사들이 관심이 적다. 이같은 판단은 역대 경기도교육감을 살펴본 결과다. 사실 진보 인사인 김상곤 교육감과 이재정 교육감 시기는 경기 교육 전체적으로도 많은 변화의 시기였지만 학교 운동부의 경우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도 사양길로 접어든 시기라 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 현상이 급변하는 것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학교 운동부 육성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운동부 특성은 감안하지 않고 학생이라는 점만 강조, 일반 학생과 똑같은 학교 생활을 규정화해 수많은 운동부가 해체되는 과정을 겪으며 학교 밖으로 내몰렸다. 더욱이 학교운영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학교장에 일임 함으로써 도교육청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사안들도 학교장의 이해관계에 따라 중단되는 사례가 급증했다는데 문제가 있었다. 체육계에서는 그동안 교육감 개인의 성향에 따라 운동부 육성의 등락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이루며 발전을 거듭해 왔다는 평가다. 하지만 진보 교육감 13년여 동안 경기체육의 학교 운동부 육성은 바닥을 쳐 초·중생들의 최대 스포츠 잔치인 전국소년체육대회에도 팀이 없어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보수성향의 교육감 탄생을 원했던 많은 체육계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보수 교육감 선출로 이제 숨통이 트이려나 하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기대감이 예전의 틀을 답습하는 방식으로 충족되서는 안된다. 그동안 학교 운동부가 왜 ‘찬밥 신세’였나를 자문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운동부 육성에 대한 새로운 로드맵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체된 팀 수의 복원 등 양적팽창이 아닌 운동부를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고, 경기체중·고의 종목 육성 변경 등 전반적인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학생수도 급감하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많은 운동부를 육성하기는 결코 쉽지 않으리란 판단이기에 지역별로 특성화시켜 연계 육성에 보다 힘을 썼으면 한다. 화성시가 펜싱도시로 알려지며 꾸준하게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향남면 발안지역을 중심으로 클럽 활동을 하는 유소년부터 중고 및 실업팀까지 육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운동부를 육성하는 학교에 별도의 예산을 편성, 지원함으로써 학교장들이 예산이 없어 운동부를 육성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경기도형 클럽인 G스포츠클럽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공공클럽인 관계로 아직 구기종목 등 단체종목에는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 미약한 부분이 있지만 개인종목은 궤도에 오르고 있는 종목이 나타나고 있어 꾸준히 관계기관과 협의, 운영하면 성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도내에 폐교를 막기 위해 운동부를 육성하는 학교를 보다 전향적으로 개편해 시범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의 검토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운동부 학생과 일반 학생의 이질감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체육중학교에 준하는 교육과정을 도입, 운영하며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면 일부에서 제기됐던 권역별 체중 및 체고 설립의 필요성을 판단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앞서 경기체중고 운영 전반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체육중·고등학교의 설립목적 가운데 기본종목인 육상, 수영, 체조 등의 육성을 우선시한다. 하지만 도내에는 경기체중고에서 운영하는 종목보다 더 좋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시·군 학교들도 있어 경쟁력이 뒤지고 있는가 하면 종목 중복으로 신입생 선발에도 애로사항을 겪고 있어 대안이 필요한 상태다. 다행이 도교육청 학생건강과에서도 보수 교육감을 맞아 올 겨울훈련부터라도 학교에 훈련비 등을 지원키 위해 추경예산에 편성키로 하는 등 일선 학교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도교육청의 각종 지원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장이 운동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생겼으면 한다.

오창원 체육부 부국장/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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