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에 지원 가능 여부 수차례 확인
부서 팀장 타 경력도 지원 가능 권유
경력 채용비리 의혹 市 감사서 적발
공단측 채용 과정 부실 주장도

인천환경공단이 2020년 경력직 직원 채용 과정에서 무자격자를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해당 직원은 지원하기 전 공단에 지원 가능 여부를 수차례 확인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직원의 이 같은 주장은 공단 간부와 나눈 전화통화 녹취록과 다른 공단 직원들에게서도 확인되고 있어 공단의 부실한 채용 과정에서 생긴 피해가 아닌지를 되짚어 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년8개월 가량 환경공단에 근무한뒤 퇴직한 이 직원은 채용 과정을 두고 ‘허위 경력’과 관련한 공단과의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18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단은 2020년 5월 기계·환경·전기·에너지 관리 분야에 대한 경력·신입직원 31명을 공개 채용했다.

채용조건은 지방공기업 또는 정부투자기관의 동일한 직급에서 1년 이상 근무했거나 해당 분야의 기능사 이상 국가기술자격소지자, 기업체 등에서 사원급 이상으로 관련 직렬 1년 이상 재직한 경력자가 지원할 수 있었다.

A(27)씨는 친환경 에너지 중견기업의 하청업체 직원으로 인천 송도 소각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부서 팀장이 공단 직원 모집을 언급하며 "타 경력이 있으면 그걸로 지원할 수 있으니 공단에 지원해봐라"는 권유에 채용조건에 못미쳐도 지원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공단에 직접 전화해 부족한 자격조건에 대해 문의했고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고, 합격을 확인한 뒤에도 부족한 경력 등에 대해 2차례 이상 공단에 물어 대체할 서류를 제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합격한 뒤에 받은 준비 서류에서도 자격에 못미치는 게 있었다"며 "합격 당일 물어보니까 아르바이트 경력도 원천징수영수증과 경력 증명서를 가지고 오면 임용등록 당일 판단하겠다고 하더니 실제로 임용이 됐다"고 덧붙였다.

A씨의 주장은 공단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인천시 감사를 받은 지난해 3월께 A씨가 당시 인사와 관련된 공단 간부 B씨와 나눈 전화통화 녹취록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공단에 합격했을 당시 입사 준비 서류를 두고 임용 탈락을 감안하며 공단에 문의했고, 이에 공단은 (아르바이트 원천징수영수증 등) 서류를 가지고 오면 알아서 판단하겠다고 했던 부분을 B씨에게 확인 받는다.

이에 B씨는 "네. 네. 그렇게 (감사관실에) 답변하시면 될 것 같아요"라고 답변했다.

사실상 A씨가 B씨를 통해 채용 과정에 대해 문제가 없었던 점을 재차 확인했던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일부 공단 내부 직원들도 A씨가 합격 당일 준비 서류를 두고 공단과 통화했던 장면을 목격했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공단 직원은 "A씨가 합격 당일 준비해야 할 서류 목록을 보고는 곧바로 해당 부서에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봤다"며 "전화를 끊더니 ‘된데요’하고 1층으로 내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다른 공단 직원도 "A씨가 합격한 것을 두고 여러 말들은 있었지만 채용비리 의혹에 관여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의혹에 관여됐다면 직원들이 있는데서 전화 통화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A씨의 허위 경력 문제는 인천시 감사에서도 드러난 사실"이라며 "현재 법적 다툼 중이라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인천시 감사관실은 지난해 3월 공단을 상대로 특정감사를 벌여 1명을 중징계하고, 4명은 경고 처분토록 했다.

지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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