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배고프다고들 말한다. 그 중에서도 연극은 더더욱 어려운 분야라고 알려졌다. 누군가는 ‘전업 연극배우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도 말한다. 그럼에도 연극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연극만큼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예술도 드물 것이다. 아마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사랑하는 게 아닐까.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오늘도 연습실에서 구슬땀 흘리는 경기도내 대표극단 10곳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파주 극단예성 공연 모습. 사진=극단예성
파주 극단예성 공연 모습. 사진=극단예성

파주를 주요 무대로 활동하는 극단예성은 지난 1989년 창단됐다. 극단예성을 만든 박재운 대표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극단예성은 창단 초기 전통연희를 바탕으로 고전극을 공연해왔다. 경기도 최초로 부천문화재단 상주극단으로 선정돼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부천에 터를 잡고 활동했으며, 2009년부터 파주를 거점으로 다양한 연극 작업을 하고 있다.

터전을 옮기면서 극단의 성격도 변했다. 기존에 고전극을 위주로 선보였다면 파주에서의 두 번째 태동기에는 세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와 옆집에 있을 법한 인물을 그려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1989년부터 2022년까지 오랜 기간동안 연극을 이어올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박 대표는 망설임 없이 ‘재미’라고 말한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어도 꿋꿋하게 극단을 운영한 것 역시 박 대표의 책임감 때문이기도 했다.
 

파주 극단예성 박재운 대표. 사진=극단예성
파주 극단예성 박재운 대표. 사진=극단예성

"타인을 울리고 웃기고 감동을 주는 것은 엄청난 마력을 갖고 있어요. 희열이 있죠. 그 재미가 없으면 못 하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힘이 듭니다. 책, 활자로 돼있는 것을 형상화 시키는 것 역시 마찬가지죠. 하지만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의 희열감 성취감이 매우 큽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왔어도 책임감과 팀워크로 버텨냈죠."
 

파주 극단예성 공연 모습. 사진=극단예성
파주 극단예성 공연 모습. 사진=극단예성

극단예성은 마당극 율곡이이부터 뮤지컬 위대한 스승 율곡이이, 판놀음 방촌전 등 파주와 관계된 인물, 사건 등을 그려왔다. 지난 23, 24일에는 파주 운정행정복지센터에서 ‘여성독립운동가 임명애’를 무대에 올리고 임 지사의 독립운동 일대기를 재조명 한 바 있다.
 

파주 극단예성 공연 모습. 사진=극단예성
파주 극단예성 공연 모습. 사진=극단예성

‘우리 단원들은 또래들보다 연기력, 실력이 뛰어나다’고 극단에 애정을 보이는 박 대표는 ‘경기도의 연극 붐’을 꿈꾼다. 경기도의 다양한 극단들이 도내 공연장의 무대를 가득 채우는 것을 그린다.

"경기도에는 수많은 극단들이 있습니다. 경기도와 문화기관들이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예술가들에게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길 바랍니다. 작품 하나만을 두고 결과물을 따진다면 신생극단은 일어설 수가 없어요. 경기도내 연극 붐이 일기 위해선 젊은 단체들이 생겨나야 되거든요. 열심히 하는 단체들이 많이 있으니 경기도 극단을 위한 공연 기회가 더욱 늘어나길 기원합니다."

김유진기자


▶극단 예성=박재운 대표가 1989년 대학로에서 창단. 경기도 최초로 3년간 부천문화재단 상주극으로 활동하다 2009년 파주시로 거점을 세우고 한국연극협회 파주 지부를 결성해 함께 운영.

▶주요 작품=연극 '오동동' 외 80여편을 공연. 뮤지컬 '율곡이이' '방촌전' '8호감방 임명애' 등이 있다. 트로트마당극을 2013년 부터 제작해 전국축제장을 대상으로 공연중이다. 대표적인 작품이 춘향전 놀부전 심봉사의 딸 이다.

▶수상경력=2020년 제17회 고마나루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뮤지컬 '8호감방 임명애'는 파주시에서 최초 독립운동을 주도하신 여성독립운동가 임명애지사를 조명해 자주독립의 혼을 담아 무대에 올렸으며 경기도 최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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