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일 극단 사명감 40년 이어져
코로나 겪으며 대면 소중함 느껴
11월 새작품 '엄마의 사춘기' 공연

40년이라는 시간은 한 아이가 태어나 장성해 가정을 이루기에도 넉넉한 기간이다. 이토록 오랜 기간동안 연극이라는 한 뜻을 품고 걸어온 극단이 있다. 바로 성남의 ‘극단동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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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극단동선 대표. 김유진기자

극단동선은 1982년 ‘화성 탈꾼’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됐다. 현재 극단을 이끌고 있는 이주희 대표는 단원으로 입단했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식적으로 대표직을 넘겨받았다. 이 대표는 "1982년 창단돼 이듬해인 1983년 창단공연 ‘친구미망인의 남편’을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활동했다"며 "내년에 창단 40주년을 앞두고 있다. 연극이라는 한 길만 보고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소개했다. 고정적으로 활동하는 단원은20여 명이다.

연극 바람불어별이흔들릴때20210721. 사진=극단동선
연극 바람불어별이흔들릴때20210721. 사진=극단동선

동선이 창단됐을 당시는 번역극 공연이 주를 이뤘지만, 동선은 번역극보다는 창작극을 주로 무대에 올렸다. 우리나라 설화와 얽힌 이야기들을 다루기도 하고, 서민을 조명하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는 주민들의 정서에 맞는 작품을 다뤘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회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은유적인 작품을 선보여왔다.

‘꽃마차는 달려간다’, ‘아버지바다’, ‘바람불어별이바람에흔들릴때’ 등 극단동선의 작품들은 전극연극제경기예선대회, 전극연극제 등 쟁쟁한 대회에서 상을 휩쓸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천막촌질경이 20180930. 사진=극단동선
뮤지컬천막촌질경이 20180930. 사진=극단동선

이토록 오랜 기간 연극 한 길을 고집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사명감’이라고 답했다. 그는 "성남에 극단이 저희밖에 없었다. 이 어려운 지역에서 연극을 지켜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어떻게 하면 무대에서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서른여덟에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관객들과 눈을 맞출때 그분들이 좋아해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하다. 이게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극단 동선은 다음 달 12일 ‘엄마의 사춘기’라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갱년기를 겪는 중년 여성과 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특징이다. 감동과 의미를 동시에 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20100829마당놀이심학규전. 사진=극단동선
20100829마당놀이심학규전. 사진=극단동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연의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지속적으로 관객을 만나왔지만, 디지털 미디어의 한계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사람은 대면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했죠. 이번 작품은 ‘나도 옛날에 우리 엄마하고 그랬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연극이예요. 하반기에 관객분들과 만나면서 더욱 따뜻한 11월이 되길 기원합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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