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감독
김승기 고양 캐롯 점퍼스 감독이 팬들을 즐겁게 하는 농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고양캐롯점퍼스

"멤버가 좋지 않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신생팀 고양 캐롯 점퍼스가 지난 1일 데뷔 무대인 KBL 컵대회 첫 경기 삼성을 꺾은 데 이어 ‘디펜딩 챔피언’ SK마저 100-64로 대파하고 2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한 김승기 감독의 승리 소감이다.

김 감독은 창단 당시 공개 석상서 "우승을 노릴 선수단 구성이 아니다"라며 성장에 초점을 두겠다고 했지만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김 감독은 "전력상으로 꼴찌가 맞다"며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함께하며 이기면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KGC 인삼공사 사령탑에 취임한 김승기 감독은 2018~19 시즌을 제외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16~17, 2020~21 시즌 챔피언결정전서 우승했으며 작년엔 준우승했다.

유재학 전 모비스 감독처럼 인삼공사에서 안정적으로 장기집권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는 캐롯을 택했다. 

그는 "허재 선배가 손을 내밀어 줬다"며 "인삼공사서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라고 밝혔다.

캐롯은 ‘농구 대통령’ 허재가 구단 대표이사로 취임해 화제가 됐다. 허 대표는 감독에게 전권을 주며 믿음을 보여줬다.

캐롯은 2년 연속 베스트5에 등극한 팀의 간판 이대성을 가스공사로 보내고 인삼공사서 전성현을 데려왔다. 차세대 가드로 꼽히는 이정현과 함께 이번 컵대회서 단연 돋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대성이가 있으면 이정현의 성장이 더딜 것 같았다"며 "마음이 아프지만 서로를 위한 좋은 결정이었다고 본다"라고 담담히 답했다.

캐롯은 외국인 선수로 데이비드 사이먼(40)을 선택했다. 4년 만에 KBL에 복귀한 사이먼은 인삼공사서 김 감독과 2년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다소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김 감독은 "실력은 여전하다. 백업으로 데려온 게 아니다"라며 "노련함도 있고 성실하다. 디드릭 로슨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때 국가대표 간판 센터였던 이종현은 이번 컵대회 출전시간이 3분이 채 못 된다. 이종현과 신인 드래프트서 선발한 3인방에 대해선 가혹하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종현이는 간절함과 배고픔이 없어 한동안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신인들에 대해선 "좋은 면이 안 보여 출전이 어럽다. 대학서 밴 안 좋은 습관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는 냉정하게 평했지만 시즌 출사표서는 팬들을 먼저 언급했다.

"이긴 2게임은 팬들을 위해서 열심히 뛴 결과입니다. 팀이 많이 바뀌었다는 소리를 듣게 할 겁니다. 캐롯은 팬들을 즐겁게 하는 농구를 추구합니다. 성장중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손용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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