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17일부터 6.6%~9.6% 올려
정부 가격 상승 최소화 당부에도
기업·자영업자 인상 시기 저울질

원유값 인상으로 우유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한층 더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가 이달 4일 원유 가격을 1ℓ(리터)당 49원 인상하면서 지난 17일부터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에서는 흰우유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대형마트 기준으로 서울우유 1ℓ는 180원 올린 2천890원, 매일유업 900㎖는 2천610원에서 9.6% 올린 2천860원, 남양유업 900㎖도 2천650원에서 2천880원으로 8.67% 올렸다. 흰우유 가격은 약 6.6%~9.6% 상승했는데 원유가격 외에도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는 "원유 기본가격 인상은 사료가격 상승 등에 따른 2020~2021년 2년간 생산비 증가분 52원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이미 올해 초 업계에서 커피, 빵류의 가격을 올렸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우유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제품가격 인상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도 흰우유의 소비자가격 상승 폭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유업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인해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유제품·빵·커피 등 식품업계 전반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은 예고된 상황이다. 매년 원유가격이 오르면 식품업계 전반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실제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등 커피 브랜드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은 지난해 원유값이 ℓ당 21원 오르자 올해 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우유 등 원·부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지역에서 개인 카페·빵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시름하고 있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기업들이 시차를 두고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본다"며 "고물가로 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은 가격을 많이 올리지 않고, 유통업계에서는 저렴한 브랜드 상품인 PB제품을 적극 개발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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