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먹는샘물(생수의 법적 용어)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소규모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등으로 인하여 먹는샘물 시장이 크게 확대되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0년 3천9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먹는샘물 시장은 2021년 1조 2천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국민 1명이 1년 동안 사 마시는 먹는샘물은 500ml병 기준으로 약 72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로 따지면 먹는샘물을 마시기 위해, 1년에 36억 개의 PET병을 만들고, 버리는 셈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물'은 다양한 문제의 중심에 있다. 자연재해인 가뭄과 홍수는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를 가져오고, 기온 상승으로 인한 수온 변화는 수질과 수생태계에 영향을 미쳐 식수·식량을 위협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수질 오염이나, 인구증가·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체에너지 개발, 탄소 중립 등을 실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용기내 챌린지(다회용기 음식포장 캠페인)', '줍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위, 플로깅의 한국식 표현)' 등 환경보호 실천을 위한 다양한 사회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나 기관·기업들뿐만 아니라 국민들 역시 인식 전환과 소비 방식 변화 등으로 탄소 저감에 앞장서고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삶의 필수요소인 '물' 소비를 통해서도 탄소 저감을 실천할 수 있다. 환경부에서 시행한 탄소성적표지에 따르면, 하루 성인 물 섭취 권장량인 2L를 기준으로, 수돗물은 이산화탄소를 0.338g 발생시키는 반면 PET병 먹는샘물의 경우 238~258g을 발생시킨다. 이는 수돗물에 비해 약 704~763배 많은 수치다. 정수기는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측정 단위가 상이해 직접 비교는 한계가 있으나 정수기 1일 탄소발생량은 501~718g로 수돗물 2L(일일 섭취 권장량)의 1482배 수준이다. 어떤 종류의 물을 먹느냐에 따라 탄소 배출량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UN 국가별 수질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122개국 중 8위이며, 세계 물맛 대회에서도 7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일간, 주간, 월간, 분기, 연간 단위로 300가지 항목의 수질 검사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는 안전하고 깨끗한 물이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마시면, 탄소 배출량까지 줄여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다.

일상에서 탄소를 줄이는 일은 아주 사소하고, 번거로울 수 있다. 그럼에도 지구를 더 깨끗하고 건강하게 지켜주는 일이므로 함께 실천해야 한다. 최근 K-water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수돗물 차 마셔요" 챌린지를 실시했다. 오늘은 출근길에 일회용기에 담긴 커피나 먹는샘물 대신,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에 맛있는 차를 우려내서 텀블러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

K-water 경기동북권지사장 인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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