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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시 팔달구 도담소에서 열린 경기도 청년 정책 맞손 간담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청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남이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일로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청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늘 행복해야 합니다. 청년들에게 갖고 있는 제 생각이에요."

25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청년들에게 전한 한 마디다.

이날 수원시 팔달구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청년정책 맞손 간담회’에서 도내 청년들을 만난 김동연 지사는 자신의 청년 시절을 회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청년 시절을 "가장 불우했던 때’라고 말한다. 인생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나야 할 시기지만, 그는 끼니를 걱정해야 했고, 광주 판자촌에서 강제 이주당해야 했다. 공부 욕심은 컸지만, 대학 진학은 어려웠다. 상고에 진학 후 취업길에 올라야 했고, 야간 대학에 만족해야 했다. 말 그대로 자유를 박탈 당해야만 했던 그의 청년기였다.

그에게 있어 ‘청년’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기도 청년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의 시간을 갖기 위해 마련한 이날 자리에서 김 지사는 내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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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시 팔달구 도담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청년들이 오찬을 함께 하며 경기도 청년정책 맞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피자 한 조각을 입에 문 김 지사는 청년들에게 "김동연 실제로 보니까 어떠냐"고 물었다. 곧바로 "옆집 아저씨 같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웃음꽃이 피었다.

김 지사는 판자촌에서 살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청년들에게 담담히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른바 ‘나 때는 말이야’의 서문이었지만, 청년들은 그의 진심을 읽은 듯 눈이 반짝였다.

안산에서 왔다는 박재범씨가 김 지사 앞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선보이자, 김 지사는 "제가 월드뱅크에서 근무했었다"며 영어를 잘하는 비법(?)까지 전수했다.

청년들과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던 김 지사는 곧이어 마이크를 잡은 후 자유와 제약, 그리고 기회 이야기를 꺼냈다.

김 지사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제약을 받는 장애인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우리 청년들도 복잡하고 구조적인 환경 속에서 자유를 제약받고 있다"며 "제약받는 자유의 종류가 다를 뿐, 우리 모두가 자유에 제약을 받는 사람들이며 각각의 양태에 맞는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경기도정의 큰 방향은 더 많은 기회와 더 고른 기회를 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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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시 팔달구 도담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청년들이 경기도 청년정책 맞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그러면서 그 사례로 전날 월드컵 시민응원을 언급했다. 김 지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5천 명이 넘은 도민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데에는 단합된 기를 모아 축구 대표단에게 힘을 주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10.29 참사’ 때문이었다"며 "청년들이 자기 젊음을 발산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힘을 얻는 것은 이태원이든 월드컵경기장이든 자연스럽고 권장할 일이다. 우리 사회, 기성세대, 정부·공공이 안전문제에 예방·대처함으로써 5천 명이 넘는 인원이 응원해도 사고 없이 모두가 즐거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청년들은 배달특급 활성화와 청년 취미공간 조성, 상시 온라인 소통창구 활성화 등을 김 지사에게 요청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내년에 ‘청년 사다리(저소득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 ‘청년 기회 시리즈’를 하려 한다"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청년의 말뜻도 우리 사회의 무한경쟁에서 비롯된 승자 독식구조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경기도는 반도체·수소경제 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와 사회 역동성을 의미하는 ‘더 많은 기회’를 오른쪽 바퀴처럼 두고, ‘더 고른 기회’를 왼쪽 바퀴처럼 해서 수레의 두 바퀴가 똑같지는 않더라도 균형 있게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김 지사는 "청년들은 다 제 자문위원들이다. 주제에 제약을 두지 않고 무슨 얘기든지 듣고,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김 지사가 지난 9월 17일 청년의 날에 열린 ‘제2기 경기도 청년참여기구 발대식’에서 "정기적으로 청년들과 대화하면서 수시로 청년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듣겠다"고 약속한 데 따라 열렸다. 사전에 경기도 열린도지사실과 경기도 SNS 등을 통해 지원한 청년 40명이 함께했다.

김 지사는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청년과의 만남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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