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숲 인천나비공원에 근무하는 김윤철(51) 주무관은 부평캠프마켓, 만월산 터널 앞 ,삼산 여울 먹거리촌, 후정공원 등에 설치된 의자를 만들었다. 폐자재와 목재 등을 이용해 요즘은 부평구에 설치될 의자를 만들고 있다.

다재다능한 ‘금손’으로 통하는 김 주무관은 어떤재료든 미술 ,디자인, 목공, 용접까지 직접하는 멀티플레이어다. 김주무관의 솜씨로 부평구는 지난 한해 절감한 예산만 따져도 1천만원에 이른다.

김윤철 주무관
김윤철 주무관

김 주무관은 청각장애인이다. 3살 때 불의의 사고로 청각을 잃었다. 보청기도 제대로 없던 시절이었다. 사회는 비정했다. 때문에 남 보다 1년 늦게 간신히 입학한 학교에서도 장애를 이유로 억울함을 견뎌야 했다.

"그때는 선생님이 제가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고 때리기도 많이 했지요. 억울했어요. 그때 미술이 제 유일한 위안이고 안식처였어요."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던 김 주무관은 고교때부터 학원과 화실에서 미술을 배웠다. 그의 아픔과 장애를 이해하고 학원비를 절반으로 깎아준 따뜻한 스승도 있었다. 일주일 내내 화실에 앉아 자신을 달랜 20대 초반이었다.

서양화를 배운 그는 인테리어 목수, 웹 디자이너 등 여러 직장을 옮겨 다녔다. 하지만 장애가 항상 발목을 잡곤 했다. 그럴 때마다 잠시 쉬어가곤 했다. 결국 그가 7년 전부터 정착한 곳이 바로 부평숲 인천나비공원이다.

김윤철 주무관
김윤철 주무관

인천나비공원에서 김 주무관은 영화 ‘홍반장’ 주인공처럼 나비공원에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됐다.

다재다능한 그의 재주로 나비공원 의자, 나비 생태관, 매점, 쉼터, 포토존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나비공원을 찾는 이들은 그가 미술 팔레트처럼 손수 그리고 만든 작품 앞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고 있다.

김 주무관은 "저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어릴 적 화가로서 비엔날레에 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지만, 장애와 가난이라는 한계가 있었어요. 이제 나비공원에서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의자들은 이제 부평구 곳곳을 수놓고 있다. 그가 그리는 미래는 역시 예술가이다.

"퇴직하면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맥가이버처럼 도와드리고 싶어요. 돈은 안 받아도 쌀이나 감자는 받을 생각이에요. 물론 저는 화가로도 살고 싶어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나가고 싶다는 꿈도 있고요"라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의 꿈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정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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