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여파…품절 주유소 확산
주유소마다 기름재고 문의전화 빗발
손님들 만일 사태 대비 수시로 채워
실제로 영업포기 주유소들도 속출
시민들 "휘발유값 0원 표시돼 의아
알고보니 품절…다른곳 발길" 토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휘발유 품절 주유소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 기준 재고가 소진된 주유소는 88곳(서울 34곳, 경기 20곳, 강원·충남 각 10곳, 충북 6곳, 인천 4곳, 대전 3곳, 세종 1곳)으로 집계됐다. 정선식기자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휘발유 품절 주유소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 기준 재고가 소진된 주유소는 88곳(서울 34곳, 경기 20곳, 강원·충남 각 10곳, 충북 6곳, 인천 4곳, 대전 3곳, 세종 1곳)으로 집계됐다. 정선식기자

"지금 가면 기름 넣을 수 있어요"

안양의 한 주유소 사장은 며칠 전부터 하루에도 이 같은 통화를 수시로 받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이전에는 한 번도 못 들어본 통화다.

화물연대 파업이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주유소 품절을 우려해 틈만 나면 기름을 채우려 시민들로 주유소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수원의 한 주유소에는 4일 오후 20여대가 넘는 차량이 길게 늘어선 모습도 목격됐다.

이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러 왔다는 박모(32·여)씨는 "기름이 없는 주유소가 생겼다는 말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기름을 넣으러 왔다"며 "파업 전에는 가끔 기름이 없다는 경고들이 들어올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수시로 기름량을 파악해 한 칸이라도 줄면 수시로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도내 주유소들 상황도 대부분 비슷했다.

용인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기름을 넣으려는 사람들이 평소에 비해 10~20%가량 늘었다"며 "파업 여파로 기름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너도 나도 찾아와 기름을 넣는다"고 설명했다.

안양의 한 주유소 관계자도 "기름을 넣는 손님들마다 기름이 충분하냐고 물어본다"며 "평소보다 사람들도 많지만, 적정량을 주유하는 사람들보다 거의 대부분 ‘가득’을 외친다"

고 말했다.

실제로 기름을 구하지 못해 영업을 하지 못하는 주유소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수원의 한 주유소 사장은 "직영점이라 매일 물량이 들어왔는데 파업 이후 2~3일에 한 대가 들어온다"며 "어제는 휘발유가 없어서 경유만 판매했다"고 하소연했다.

용인의 한 주유소 사장도 "기름이 충분해 당분간 영향은 없겠지만 공급이 줄어 피해를 본 주유소들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름 품절로 불편을 겪었다는 시민들도 나오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김모(32)씨는 "자주 가는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0원’으로 표시돼 있어 무슨 일인가 했더니 품절이었다"며 "결국 다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야 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전날 오후 2시 기준으로 경기 지역에서는 15곳의 주유소는 기름이 품절됐으며, 서울 31곳, 강원 10곳 등 총 74곳의 주유소의 기름이 동났다. 파업이 이어질 경우 품절 주유소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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