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앞둔 벤투호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둔 축구대표팀의 손흥민, 황희찬 등 선수들이 4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2천260억원-1조5천600억원.’

선수들의 시장 가치를 분석하는 축구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밝힌 한국과 브라질 선수의 이적료 추청치다.

12년만에 원정 경기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3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후반 46분 터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극적인 결승 골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나란히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한 우루과이와 골 득실 차까지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앞선 우리나라가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은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것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4강 신화를 쓴 2002년 한일 대회를 포함해 통산 3번째다.

이제 원정 월드컵 8강이라는 새역사를 쓰려 하지만 상대가 너무 세다. 한마디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2승 1패로 G조 1위를 차지하고 16강에 진출한 브라질은 올해로 22번째인 월드컵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본선에 참가했고, 통산 최다인 5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축구 강국이다.

현재 FIFA 랭킹도 1위(한국 28위)다. 카타르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최종명단에 든 26명 중 22명이 유럽 프로축구 빅리그인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뛰고 있고 몸값도 어마어마하다.

선수단의 이적료 추정치 총액은 11억4천만유로(약 1조5천600억원)다. 이번 대회 본선에 참가한 32개국 중 잉글랜드(12억6천만유로)에 이어 2위다.

브라질에서 가장 시장가치가 높은 선수는 측면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로 1억2천만 유로다. 프랑스의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1억6천만유로·파리 생제르맹)에 이은 2번째로 몸값이 높다.

반면 한국 선수들의 총액은 1억6천448만유로(2천260억원)다. 브라질의 7분의 1수준이다.

그나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7천만 유로·토트넘) 덕분에 격차가 이 정도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손흥민 다음이 3천500만유로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다. 이어 16강 진출의 주역인 황희찬과 이강인(마요르카)이 1천200만유로로 뒤를 잇는다.

한국 선수 중에서 시장가치가 1천만유로를 넘는 선수는 이들 4명뿐이다.

브라질은 손흥민 보다 몸값이 높은 선수가 5명에 이른다.

다만, 가브리에우 제주스(아스널)는 오른 무릎 부상으로 한국과 16강전을 포함한 이번 대회 남은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이다. 세르비아와 1차전에서 오른 발목을 다쳐 이후 두 경기를 뛰지 못한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망)는 한국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벤투호는 우리 선수단 시장가치의 6배 가까이 되는 포르투갈(9억3천700만유로)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 무릎 꿇렸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이변이 적지 않았지만 토너먼트 경기로 열리는 16강부터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더욱 모른다.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길 염원하는 축구팬들의 시선이 한군데로 모아지고 있다.

오창원기자 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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