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20년 50kg서 20kg 늘어
'북한군은 적' 표현 6년만에 부활

북한이 최근 핵 재처리로 핵무기를 최대 18기까지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인 70여㎏의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으로 공식 평가됐다.

16일 국방부가 발간한 ‘2022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에 대해 "핵분야는 1980년대부터 영변 등 핵시설 가동을 통해 핵물질을 생산해 왔으며 최근까지 핵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70여㎏,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통해 고농축 우라늄(HEU)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기술했다.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지난 2016 국방백서 때부터 2020 국방백서까지 ‘50여㎏’였지만 2022 국방백서에는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재평가됐다.

이는 지난 2021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이 제기한 플루토늄 재처리 의혹을 사실로 판단했다.

북한 플루토늄 보유량 변화. 그래픽=연합
북한 플루토늄 보유량 변화. 그래픽=연합

플루토늄으로 핵무기(핵탄두)를 제조할 경우 구성품과 기술력에 따라 1기에 4~8㎏가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핵무기 9~18기를 제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2022 국방백서는 일반부록 ‘북한의 핵 개발 경과 및 평가’에서 "(북한은) 이어진 2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되자 2021년 초부터 영변 핵단지 내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된 시설을 재가동하는 등 핵물질 생산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6년 만에 부활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한국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에만 15차례나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34일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2022 국방백서는 북한에 대해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적 표기 부활에 대해 "북한의 대남 전략,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지속적인 핵전력 고도화, 군사적 위협과 도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국방백서의 적 또는 주적(主敵) 개념은 발간 당시 정부의 대북 안보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그해 발간된 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6년 만에 재등장했고 박근혜 정권까지 유지됐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사라지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대체된 바 있다.

한편, 국방백서는 이번이 1967년 이후 25회째로, 윤석열 정부 들어선 처음으로 발간됐다.

신다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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