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튜브채널 팩트체크

시민들의 대표적인 정보취득 수단인 유튜브에는 방대한 양의 영상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 유튜브 채널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뒤섞여 있어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SNU팩트체크 공식 제휴사인 중부일보는 정치 유튜브 채널에서 오가는 잘못된 내용을 검증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검증 대상] 변희재 “미국이 핵무장한 핵잠수함으로 한반도에 들어오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한국시각)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를 골자로 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한미 양국은 비확산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는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고 전략핵 잠수함(SSBN) 한국 기항 등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확대, 핵 유사시 기획에 대한 공동 접근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범정부 도상 시뮬레이션 도입 등에 대해 합의했다.

특히 강조된 부분은 전략핵 잠수함의 한국 기항이다. 미국이 운용하는 3대 핵전력 중 하나인 SSBN을 한국에 전개함으로써 북한 핵 위험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 선언 발표 이후 정치 유튜브 채널에서는 진영별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보수 유튜브 채널은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진보 유튜브 채널에서는 핵을 탑재한 전략핵 잠수함 전개가 실제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월 28일 매불쇼에 패널로 출연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사진=유튜브 매불쇼 캡처
지난 4월 28일 매불쇼에 패널로 출연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사진=유튜브 매불쇼 캡처

지난달 28일 방송된 ‘매불쇼’의 패널로 출연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은 ‘미국이 핵잠수함에 핵미사일을 싣고 한반도에 들어온다’라고 말한 모 보수 유튜버를 언급하며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보수 유튜버들을 겨냥해 “핵 탑재를 하지 않지만 핵 추진으로 돌아가는 잠수함을 핵무기라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 영상은 4일 오후 2시 기준 유튜브에서 조회 수 81만 회를 기록했고, 930여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이 핵잠수함에 핵미사일을 싣고 한국에 기항한다는 주장은 거짓말일까. 중부일보가 이를 팩트체크했다.

 

[관련 링크]

1.매불쇼 ‘속이지 않고는 칭찬이 불가능한 상황! 풀버전’(4월 28일, 19분 10초~20분 16초)

2.매불쇼 ‘속이지 않고는 칭찬이 불가능한 상황! 풀버전’(4월 28일, 25분 55초~26분 34초)

 

[검증 방법]

워싱턴 선언에 명시된 전략핵 잠수함 전개가 핵을 탑재한 것을 일컫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 전문과 한미 정상 기자회견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미국 국방부 입장은 어떤지 살펴봤다.

 

[검증 내용]

◇워싱턴 선언에 명시된 전략핵 잠수함, 美 국방부는 ‘핵무장 잠수함’으로 명시

대통령실이 4월 27일 공개한 워싱턴 선언 전문에서 전략핵 잠수함이 언급되는 내용을 살펴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는 핵을 포함한 미국 역량을 총동원하여 지원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나아가, 미국은 향후 예정된 미국 전략핵 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통해 증명되듯,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며, 양국 군 간의 공조를 확대 및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위해 핵을 포함한 미국 전략자산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면서 그 사례 중 하나로 전략핵 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언급했다. 여기서는 단순히 전략핵 잠수함이라고 언급돼 실제로 핵을 탑재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내용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USS 네바다호가 모항인 워싱턴주 해군기지로 돌아가는 모습. 사진=미국 국방부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USS 네바다호가 모항인 워싱턴주 해군기지로 돌아가는 모습. 사진=미국 국방부

워싱턴 선언 발표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전략핵 잠수함 전개와 관련된 언급이 나왔다.

“And, you know, the idea that I have absolute authority as Commander-in-Chief and the sole authority to use a nuclear weapon. But, you know, what the declaration means is that we’re going make every effort to consult with our allies when it’s appropriate if any actions are so called for.

Certainly, we’ve talked about this and some other things today. But the bottom line here is: There’s even closer cooperation, closer consultation. And we’re not going to be stationing nuclear weapons on the Peninsula, but we will have visits to port visits of nuclear submarines and things like that. We are not walking away from that.”

여기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선언은 조치가 필요한 경우 동맹국과 밀접한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한국에 핵무기와 같은 전략자산을 배치하진 않겠지만 핵잠수함은 항구에 기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선언에서 나온 내용과 마찬가지로 핵무기 배치 대신 잠수함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셈이다. 다만 ‘nuclear submarines’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핵 추진 잠수함인지, 핵무장 잠수함인지는 문맥만 봤을 때 확인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가 26일(현지 시각) 발표한 ‘U.S, South Korea Unveil Joint Declaration Outlining Steps to Bolster Deterrence’ 보도자료에는 조금 더 구체화 된 내용이 명시됐다.

“The U.S. will also enhance the visibility of its strategic assets in the region under the joint declaration, to include an upcoming visit of a nuclear-armed ballistic submarine to South Korea.”

여기서는 한국에 기항하는 전략핵 잠수함이 핵무장(nuclear-armed)된 것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미국이 핵으로 무장한 잠수함을 한국에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검증 결과]

워싱턴 선언 전문 상에는 전략핵 잠수함으로 표현했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핵잠수함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미국 국방부 보도자료에는 ‘핵 무장한’ 전략핵 잠수함이 기항한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미국이 핵무장한 핵잠수함으로 한반도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의 주장은 ‘전혀 사실 아님’이라고 판단한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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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자료]

1.워싱턴 선언 전문(한국시각 4월 27일, 대통령실 보도자료)

2.Remarks by President Biden and President Yoon Suk Yeol of the Republic of Korea in Joint Press Conference(미국 현지 시각 4월 26일, 백악관 보도자료)

3.[KBS 뉴스 특보] 윤석열-바이든 대통령, 한미정상회담 종료/'확장억제' 등 공동 선언문 발표 및 기자회견(한국시각 4월 27일, KBS News 유튜브)

4.U.S. South Korea Unveil Joint Declaration Outlining Steps to Bolster Deterrence(미국 현지 시각 4월 26일, 미국 국방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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