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대상] 언론사 자체검증 “우리나라 수도 인구 비율은 세계 주요국보다 낮은 편이다”

국민의힘이 최근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서울 주변 지자체들의 서울 편입을 논의하는 ‘메가시티 서울’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1일 “주민 의사를 존중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국민을 위한 길”이라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달 30일 김포골드라인을 관리하는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달 30일 김포골드라인을 관리하는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일부 여당 의원들도 메가시티 정책이 시대적 트렌드라며 김 대표 주장에 힘을 보탰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출신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은 아직 작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우리는 서울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만, 팩트는 그게 아니다”라며 “세계 도시와의 인구수 비교에서 서울은 38위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가시티 계획이 오히려 서울 집중화를 가속화 할 것”이라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수도 서울의 인구 비율은 세계 주요국 중 어느 정도일까. 중부일보가 이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관련 링크]

1.<서울은 아직 작다>(박수영 의원 10월 31일 페이스북 게시물)

2.與 '김포 서울 편입' 입법 추진…성남·구리·하남 등도 거론(연합뉴스 10월 31일 보도)

 

[검증 방법]

수도별 인구 비율을 비교할 주요 국가로는 OECD 회원국 38곳(대한민국 포함)과 인구 상위 10개국 중 OECD 회원국과 중복되지 않는 8곳을 포함해 총 46개국을 선정했다.

대한민국과 서울특별시 인구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공개된 10월 기준 인구를 참고했다. 나머지 국가의 수도 인구는 해당 국가 또는 도시에서 공개한 통계 또는 추계를 바탕으로 했다. 총인구는 해당 국가에서 발표한 통계를 참고하거나 통계청이 공개한 ‘국가별 2023년 장래인구’를 기준으로 했다.

 

[검증 내용]

지난 10월 기준 대한민국 인구는 5천135만4천226명, 서울시 인구는 940만249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의 인구 비율은 18.3%로, 대한민국 국민 약 5명 중 1명은 서울에 사는 셈이다.

비교 대상으로 삼은 45개국 중 서울보다 수도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는 7곳이었다. 수도 지역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13만9천875명)로, 올해 1월 기준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38만7천758명)의 36.1%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46개국 중 총인구 대비 수도 인구 비율이 10%를 넘는 국가를 정리한 표. 제작=이한빛 기자
대한민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46개국 중 총인구 대비 수도 인구 비율이 10%를 넘는 국가를 정리한 표. 제작=이한빛 기자

또 에스토니아 탈린(34.9%), 라트비아 리가(32.4%), 칠레 산티아고(30.1%, 그란 산티아고 기준)도 전체 국민의 3분의 1가량이 수도에 집중돼있었다. 이어 오스트리아 수도 빈(22.1%), 리투아니아 빌뉴스(20.7%),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20.1%) 순으로 인구 비율이 높았다.

OECD 국가 중 서울보다 수도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는 7개국으로 6곳은 유럽, 1곳(칠레)은 남아메리카였다.

◇단순 인구 1위 베이징… 인구 1억 이상 국가들, 인구 쏠림 적어
수도 인구가 서울보다 많은 곳은 8개국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2021년 기준 인구가 2천189만3천95명에 달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전체 인구(14억1천177만8천724명) 대비 인구 비율은 1.6%에 그쳤다.

중국을 비롯해 전체 인구가 1억 명 이상인 국가들은 단순 인구수에서는 한국보다 많았지만, 수도의 인구 비율은 현저히 낮았다.

주요 국가 중 인구 1억 명 이상인 11개 국가의 수도 인구 비율은 서울보다 현저히 낮았다. 표 제작=이한빛 기자
주요 국가 중 인구 1억 명 이상인 11개 국가의 수도 인구 비율은 서울보다 현저히 낮았다. 표 제작=이한빛 기자

조사대상 46개국 중 인구 1억 이상 국가 11곳의 수도 인구 비율 평균은 4.4%였다. 특히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는 67만1천803명이 거주해 전체 인구(3억3천999만6천563명) 중 0.2%에 불과했다.

일본은 인구 1억 이상 국가 중 유일하게 10% 이상의 인구 비율을 차지했다. 수도가 위치한 도쿄도(1천409만9천993명)는 총인구(1억2천329만4천513)의 11.4%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 결과]

조사대상 46개국 중 수도의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36.1%)였고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는 0.2%로 가장 낮았다. 서울의 인구 비율은 18.3%로 46개국 중 여덟 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보다 수도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 중 칠레를 제외한 6곳이 유럽소속 국가였으며, 서울보다 인구가 많은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또 전체 인구수 1억이 넘는 11개 국가의 수도들은 모두 서울보다 인구 비율이 낮았다.

따라서 중부일보는 “우리나라 수도 인구 비율은 세계 주요국보다 낮은 편이다”는 검증문은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단한다.

이한빛 기자

<<중부일보 팩트인사이드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시민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jbbodo@joongboo.com)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근거자료]

1.국가별 장래인구(통계청 KOSIS)

2.통계청 국가별 장래인구(2023년 기준) 스프레드시트

3.주요 국가 총인구 대비 수도 인구 비율 스프레드시트

4.주요 국가 인구 통계 출처 링크 스프레드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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