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4개구 대규모 단지 취재
'개방고정 상태' 안내문구 부착
'개방의 뜻·닫아놔야' 갑론을박

전문가 "고임장치 사용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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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의 한 아파트. 방화문 관리에 관한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사진=이하린기자

다른 층으로 화재가 확산되는걸 막기 위해 설치된 아파트 방화문이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25일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화재 당시 방화문을 열어둔 것이 피해를 확산시킨 결정적인 요인으로 알려지며 방화문 관리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도봉구 화재 사건이 발생한지 1달여가 지난 28일 중부일보 취재진이 수원시 4개 구 각 1개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방화문 관리 실태를 파악해 보니 방문한 4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모두 열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만난 입주민들은 방화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화문 장치에 부착된 주의사항 안내문구가 입주민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었다.

A아파트의 경우 방화문에는 "본 제품은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에 의하여 설치 시공된 소방용품으로 임의조작이나 조절을 할 수 없습니다. 평상시에는 개방고정 상태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주의사항에 적혀 있는 ‘개방고정 상태’에 대해 ‘열어 두는게 맞다’와 ‘닫아 두는게 맞다’를 놓고 혼란스러워했다.

이런 아파트 입주민들의 혼란은 인터넷 상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커뮤니티와 네이버 지식인에 게재된 방화문 ‘개방고정’ 의미를 묻는 게시글이다. 사진=네이버 카페, 네이버 지식인
커뮤니티와 네이버 지식인에 게재된 방화문 ‘개방고정’ 의미를 묻는 게시글이다. 사진=네이버 카페, 네이버 지식인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개방고정’의 명확한 의미를 묻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개방고정’이 쓰여있는 방화문은 평상시 열어 놓았다가 화재시 경보가 울리면 자동으로 닫히는 문이다. 하지만 개방고정 상태로 사용하라는 문구는 고임장치 등으로 고여놓으라는 뜻으로 혼동될 수 있다. 열어놓기는 하지만 고임장치로 고여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하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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