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12월 마약류 동향' 보고
19세 미만 1천500여 명 단속돼
2022년 481명 비해 207% 급증
향정신성의약품 사범 93.6% 차지

다이어트·ADHD 치료제로 둔갑
온라인 환경서 불법적 거래 성횡

‘중독’은 독으로 지칭되는 유해물질에 의한 신체적 중독과 알코올, 마약과 같은 약물 남용에 의한 정신적이고 의존적인 중독을 동시에 일컫는다. 최근 몇 년 사이 10대 청소년들이 게임뿐 아니라 알코올, 니코틴, 마약에 노출돼 중독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특정 물질이나 행위는 강력한 행복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독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충동과 주의집중력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청소년에게는 더 취약하다. 이에 중부일보는 청소년들의 중독 실태와 대책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수원지검이 지난해 4월 10대 청소년들이 주축으로 가담한 마약류 유통사건을 적발해 A씨(39) 등 29명을 구속기소한 가운데 검찰 이 이 과정에서 약 39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합성 대마·필로폰·엑스터시 등 32억2천만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 공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원지검이 지난해 4월 10대 청소년들이 주축으로 가담한 마약류 유통사건을 적발해 A씨(39) 등 29명을 구속기소한 가운데 검찰이 이 과정에서 약 39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합성 대마·필로폰·엑스터시 등 32억2천만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 공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마약이 10대·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소위 다이어트, 집중력 높이는 약으로 알려진 향정신성의약품 복용률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일 대검찰청의 ‘12월 마약류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국내 마약류사범 단속 누계는 총 2만7천611명으로 2022년 같은 기간(1만8천395명) 대비 5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 단속내역을 보면, 19세 미만 청소년 비중이 1천500여 명에 달했다.

지난해 15세 미만은 92명, 15~18세 1천12명, 19세 373명 등 총 1천477명이 단속됐으며, 이는 2022년 총 481명(15세 미만 41명, 15~19세 291명, 19세 149명)이 적발된 것과 비교하면 207%가량 급증한 규모다.

10대 청소년 마약사범이 전년보다 3.6배 늘어나 사상 최초 1천 명대로 올라서면서 마약사범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청소년들은 ‘향정’이라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 복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검거된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 중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범은 1천383명으로 적발된 청소년 마약류사범 중 93.6%를 차지했다.

청소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거래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 성분이 포함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다이어트약 등이 대표적이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집중력 향상’, ‘살 빼는 데 효과적인 약’으로 포장돼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마약류사범의 연령대가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약류범죄의 유통경로가 다양해지고 SNS 등 온라인 환경에서 거래 및 유통이 손쉽게 이뤄지면서 청소년들이 마약류 사용에 접근하기 쉬워진 사회환경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청소년 마약류범죄는 갈등적인 가족 분위기와 부모의 과잉보호 등의 가족 요인, 학업성취나 압박등에 의한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 작용한 결과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학계에서는 청소년의 1인당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이 3년 새 50% 가까이 증가해 마약류 오·남용 위험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소년 마약류 범죄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김낭희 부연구위원 등은 이 같은 내용을 꼬집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보면 10대 이하 마약류 처방 환자 1인당 처방량은 2019년 54개에서 2022년 81개로 3년 만에 48.6%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의 1인당 처방량이 같은 기간 91개에서 96개로 5.9% 늘어난 것에 비하면 큰 폭이다.

이에 김낭희 연구위원은 "청소년 사이에 의료용 마약류의 문제가 상당히 잠재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문가 중심의 예방 교육과 단속 초기 치료 연계 체계 구축, 국가연구기관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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