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12월 마약류 동향' 보고
19세 미만 1천500여 명 단속돼
2022년 481명 비해 207% 급증
향정신성의약품 사범 93.6% 차지
다이어트·ADHD 치료제로 둔갑
온라인 환경서 불법적 거래 성횡
‘중독’은 독으로 지칭되는 유해물질에 의한 신체적 중독과 알코올, 마약과 같은 약물 남용에 의한 정신적이고 의존적인 중독을 동시에 일컫는다. 최근 몇 년 사이 10대 청소년들이 게임뿐 아니라 알코올, 니코틴, 마약에 노출돼 중독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특정 물질이나 행위는 강력한 행복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독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충동과 주의집중력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청소년에게는 더 취약하다. 이에 중부일보는 청소년들의 중독 실태와 대책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마약이 10대·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소위 다이어트, 집중력 높이는 약으로 알려진 향정신성의약품 복용률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일 대검찰청의 ‘12월 마약류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국내 마약류사범 단속 누계는 총 2만7천611명으로 2022년 같은 기간(1만8천395명) 대비 50.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 단속내역을 보면, 19세 미만 청소년 비중이 1천500여 명에 달했다.
지난해 15세 미만은 92명, 15~18세 1천12명, 19세 373명 등 총 1천477명이 단속됐으며, 이는 2022년 총 481명(15세 미만 41명, 15~19세 291명, 19세 149명)이 적발된 것과 비교하면 207%가량 급증한 규모다.
10대 청소년 마약사범이 전년보다 3.6배 늘어나 사상 최초 1천 명대로 올라서면서 마약사범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청소년들은 ‘향정’이라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 복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검거된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 중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범은 1천383명으로 적발된 청소년 마약류사범 중 93.6%를 차지했다.
청소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거래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 성분이 포함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다이어트약 등이 대표적이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집중력 향상’, ‘살 빼는 데 효과적인 약’으로 포장돼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마약류사범의 연령대가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약류범죄의 유통경로가 다양해지고 SNS 등 온라인 환경에서 거래 및 유통이 손쉽게 이뤄지면서 청소년들이 마약류 사용에 접근하기 쉬워진 사회환경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청소년 마약류범죄는 갈등적인 가족 분위기와 부모의 과잉보호 등의 가족 요인, 학업성취나 압박등에 의한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 작용한 결과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학계에서는 청소년의 1인당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이 3년 새 50% 가까이 증가해 마약류 오·남용 위험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소년 마약류 범죄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김낭희 부연구위원 등은 이 같은 내용을 꼬집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보면 10대 이하 마약류 처방 환자 1인당 처방량은 2019년 54개에서 2022년 81개로 3년 만에 48.6%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의 1인당 처방량이 같은 기간 91개에서 96개로 5.9% 늘어난 것에 비하면 큰 폭이다.
이에 김낭희 연구위원은 "청소년 사이에 의료용 마약류의 문제가 상당히 잠재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문가 중심의 예방 교육과 단속 초기 치료 연계 체계 구축, 국가연구기관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연경기자
관련기사
- [인터뷰]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 "체계적인 교육으로 청소년 마약 예방해야" "마약 예방 교육이 체계화돼야 하고, 청소년이 출입하는 유흥업소 대상으로 마약 판매나 장소를 제공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입법화돼야 합니다."날로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마약류 사용과 관련해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특히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호기심으로 ‘캔디’, ‘아이스’, ‘나비약’ 등의 은어를 사용해 마약을 접하고 있는 실태에 대해 가정과 학교에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윤 교수는 "3~4년 전부터 청소년들이 호기심에 마약을 구입하는 사례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고,
- [청소년 중독 실태②] 바늘도둑이 결국 소도둑… 음주·흡연이 약물 위험↑ ‘중독’은 독으로 지칭되는 유해물질에 의한 신체적 중독과 알코올, 마약과 같은 약물 남용에 의한 정신적이고 의존적인 중독을 동시에 일컫는다. 최근 몇 년 사이 10대 청소년들이 게임뿐 아니라 알코올, 니코틴, 마약에 노출돼 중독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특정 물질이나 행위는 강력한 행복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독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충동과 주의집중력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청소년에게는 더 취약하다. 이에 중부일보는 청소년들의 중독 실태와 대책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청소년들의 중독 심각성이 대두
- [청소년 중독 실태③] 집단 놀이문화로 사행성 게임에 노출…"중독되면 끊지 못해요" #중학교 3학년 A군은 아는 형의 권유로 도박을 시작해 바카라, 파워볼, 룰렛 등 다양한 종목을 접했다가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잃게 됐다. 오프라인 도박장에서 총판에게 고금리 사채를 빌렸고,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학교 친구의 물건을 훔치거나 중고거래 사기 등 2차 범죄로 도박자금을 마련했다. 단 3분 만에 큰 액수의 돈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도박을 끊기로 결심했다는 A군은 "중독되면 잘 끊지 못한다. 절대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지난해 6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표한 청소년의 실제 사례다.친구의 권유나 단순한 호
- [현장 속으로] 늦겨울 얼음 잘못 밟으면 큰일나요… 얼음깨짐 수난사고 '주의' "사람 살려!"폭설이 내린 22일 오후 1시 20분께 용인시 처인구 이동저수지.제방으로부터 80여 m 떨어진 거리의 물속에 빠진 A씨가 두 팔을 번쩍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5분 뒤 저수지 제방에 착륙한 소방헬기에 119구조대원들이 하나둘씩 몸을 실었다. 헬기는 곧바로 상공 20m 높이를 유지하며 A씨를 향해 이동했다.이륙 2분 만에 헬기에서 경기도특수대응단 소속 김현찬 소방장(40)이 방수 잠수복 ‘드라이 슈트’를 입고 로프에 매달린 채 저수지 아래로 하강했다.김 소방장은 하네스에 연결된 로프를 푼 뒤 A씨를 향해 헤엄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