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과 관계된 분야라면 그게 무엇이든 새로운 기술이 계속 도입되는 세상이다. 이와 동시에 또 다른 신기술을 위한 연구도 쉼 없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편리’를 추구하는 기술이다.

우린 확실히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다. 조금이라도 쉽고, 빠르고, 편한 사용법을 당연하게 여긴다. 최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못해낼 게 없을 것 같은 요즘 세상에 익숙해진 나머지 ‘편리’를 앞세워 ‘안전’을 잊은 건 아닌지 경각심이 요구된다.

800만여 건. 다크웹에 유출된 국내 인터넷 사이트 계정 개수다. 사이트마다 기억하는 일이 번거로워 웹브라우저에 저장해 두고 ‘자동 로그인’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런 허점을 이용해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인터넷 계정 정보를 탈취하고, 다른 사이트에도 대입해 로그인한 후 추가적인 개인정보 탈취를 시도하는 ‘크리덴셜 스터핑’이 또 다시 뉴스로 보도됐다.

온라인 상품권과 게임머니가 감쪽같이 사라졌단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동 로그인’ 이용자들이었다. 당장의 금전적 손실도 문제지만, 해커가 빼낸 정보를 다크웹 등에 올려 범죄에 악용할 우려가 있음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도 통신사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 및 무단 도용 사건이 발생해 이슈가 됐었다. 국내 공공기관이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을 받아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도 있었다. 문제가 터지고 나면 아무리 잘 수습하려 해도 엎질러진 물이 되고 만다. 게다가 유출 건수가 줄기는커녕 늘고 있다고 하니 가장 먼저 스스로가 주의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박혔던 온라인 안전불감증을 떨쳐내야 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예방책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 (그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즉시 수행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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