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새 학기의 주된 관심사는 늘봄학교가 아닐까 싶다.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인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아침 수업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 8시까지 원하는 학생에게 다양한 방과 후·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맞벌이 가정이 겪게 되는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도입된 새로운 정책이다. 기존에 운영됐던 방과 후 학교와 돌봄이 통합된 것이다.

기존 초등학교 방과후·돌봄 체제에선 맞벌이 등 우선순위를 따지거나 추첨으로 선정됐지만, 올해부터는 희망하는 초등학생 1학년은 모두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다.

올해 1학기엔 학교 2천741곳에서 시행되며, 이 중 경기도에서는 975곳의 학교가 집중지원을 실시한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해 돌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한편,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에 주력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오는 2학기에는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2026년까지 초등 1∼6학년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저출생 원인으로 꼽히는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부담에 있어 늘봄학교가 주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표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정부 부처나 중앙-광역시도-교육청 간 칸막이는 있을 수 없다"며 늘봄학교 추진을 위해 온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당부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교육당국뿐 아니라 지자체가 동참해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학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좋은 교육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실제 새 학기를 앞두고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공동체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로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맞벌이 학부모들은 학교 정규수업이 끝나는 시간과 직장 퇴근시간 사이 공백을 메꿀 수 있어 안심이라는 분위기다.

반면 학교 현장에서는 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과 강사관리, 학생안전 등 신경 써야 할 점이 많다면서 교사들의 업무 부담 가중 우려를 호소하기도 한다.

각기 다른 반응 속에 3월 4일 늘봄학교 시작의 날이 밝았다. 어떤 일이든 시작하는 과정에서 과도기가 따르겠지만 늘봄학교의 의미처럼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공동체 모두에게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가 돼주길 바란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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