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문경까지 차로 2시간 넘는 거리기 때문에 문경새재만 둘러보고 돌아오는 건 아쉽다. 그래서 문경시 관광 안내 지도를 보며 어디를 가면 좋을까 찾아봤다. 지도를 보다가 조선시대 성곽을 충분히 봤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모산성을 제외했고, 용추계곡과 운달계곡 등의 계곡도 제외했다.

그리고 지도를 보니 문경 에코월드와 가은역이 눈에 들어왔다.

수도권 시민들에게 에코월드는 생소한 곳일 수 있지만 경북지역에서는 어린이를 둔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에코월드가 있는 가은읍은 석탄산업의 중심이었던 지역이다. 보통 석탄산업을 이야기하면 삼척시와 태백시를 떠올리지만, 문경에는 일제 식민지 시대인 1926년 남한 최초의 석탄 광산인 대성탄좌가 개발됐다.

문경시와 상주시 북동부 지역을 일컬어서 문경탄전이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석탄이 채굴됐다. 석탄 채굴은 광복 후인 1947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는데 1955년 철도(문경선)가 개통되면서 탄광 개발이 더욱 확산됐다.

1958∼1984년에 걸쳐 4천179만 3천512t의 석탄을 생산해 국내 총생산량의 11.8%를 차지하는 등 석탄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제2의 탄전 지대라고 불리기도 했다.

문경 일대에는 1960년~1980년대에 약 80개의 탄광이 운영됐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석탄산업에 얼마나 큰 위치를 차지했었는지 알 수 있다. 이 시기 청운의 꿈을 안고 문경을 찾는 젊은 층도 많았었다고 한다. 1974년 문경 인구가 16만 1천 명에 이를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 중의 한 곳이었다. 80년대부터 탄광들이 문을 닫으며 인구가 줄기 시작했고 지금은 인구 6만 8천 명(2024년 1월 기준)에 살고 있다.

에코월드는 문경 석탄산업의 중심이었던 가은읍 은성탄광 자리에 만들어진 복합생태 테마파크다. 에코월드는 석탄박물관, 에코다운, 자이언트 포레스트, 오픈세트장 등 4개의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석탄박물관에서는 한국과 문경의 석탄산업, 채굴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배워 볼 수 있다. 석탄박물관 주변에는 채굴 현장에서 사용했던 기계와 철도, 장비 등이 전시돼 있다. 또 광부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광부사택촌도 복원돼 있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광부 가족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옛 물건들로 꾸며져 있다. 가게와 식당, 이발소 등 광부들이 사는 마을 모습에 있었던 여러 가지 점포들도 복원돼 있다.갱도 체험장도 있는데, 갱도 체험장은 문경 석탄산업의 상징인 은성갱도를 리모델링해서 만들었다. 은성갱도에는 석탄산업이 활발했을 당시 갱도에서 광부들이 어떻게 채굴했는지 그 열악했던 모습을, 갱도를 걸으며 엿볼 수 있다.

과거 문경 탄광 마을이 어땠는지와 한국 석탄산업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면 에코타운으로 발걸음을 옮겨 왜 자연을 잘 보전하고 지켜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에코타운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전시물이 전시돼 있을 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여러 시설을 갖추고 있다.

문경=김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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