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네거티브 공방 잇따라

'심재돈 검찰 시절 비화' 공개에
'허종식 돈봉투 의혹'으로 받아쳐

인천지역에 출마한 총선후보들 간에 네거티브성 공방과 고소·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선거 초반부터 과열 양상이 빚어지면서 정작 유권자에게 중요한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구미추홀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심재돈(국민의힘) 예비후보 측은 14일 "이시성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수석대변인과 허종식(민주당·동구미추홀구갑) 후보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13일 심 후보 측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사이에서 벌어진 공방에 따른 결정이다.

이시성 수석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심재돈 후보가 검사 시절 참여했던 수사에서 40대 경찰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 측은 민주당 측의 이러한 공세가 허종식 후보가 연루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희석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심 후보 측 역시 동구와 미추홀구 곳곳에 허 후보의 돈봉투 의혹과 음주운전 전과를 부각하는 현수막을 걸어 상대방을 자극하고 있다.

정승연-이재명, 쌍방 저격 공세에
유제홍-조용균, 같은당끼리 설전도

연수갑에 출마한 정승연(국힘) 후보는 계양을 출마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 대표가 최근 자신의 SNS에 한 언론사 기사를 인용하며 ‘친일망언 인사’라고 언급한 것이 화근이 됐다.

정 후보는 "강제징용 등 역사문제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확실한 사죄와 보상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국은 무조건적 반일이 아니라 극일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지적했다"고 반박했다.

부평갑 유제홍(국힘) 예비후보는 지난 4일 과거 함께 일했던 회사 임원으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했다. 유 후보는 흠집내기, 네거티브 공세일 뿐이라며 개의치 않고 있으나, 같은 당 경선에서 패한 조용균 예비후보 측은 당 차원의 확인과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현수막 난립·휴대전화 문자까지"
유권자 피로감 호소… 우려 목소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인천지역 여야 후보들이 확정된 가운데 14일 인천 각 지역 현안 이슈를 담은 공약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걸려 있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약 이행률은 전국 51.83%, 인천공약완료율은 63.43%,이다. 정선식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인천지역 여야 후보들이 확정된 가운데 14일 인천 각 지역 현안 이슈를 담은 공약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걸려 있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약 이행률은 전국 51.83%, 인천공약완료율은 63.43%,이다. 정선식기자

인천의 한 총선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 초반부터 분위기가 살벌하다"며 "현수막이나 보도자료 등에 상대 후보 측을 언급하면 상대도 우리 후보와 관련한 내용을 이것저것 다 뒤져 대응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네거티브성 공방에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피로와 우려를 동시에 전하고 있다.

미추홀구에서 만난 한 유권자는 휴대전화 문자를 보여주며 "후보를 비방하는 말도 안 되는 문자들이 매일같이 온다"며 "총선 후보들이 사실 확인도 안된 것을 갖고 이기려고 악쓴다.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선거는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이 제안되고, 공론장을 형성해야 한다"며 "상호 비방 때문에 오히려 시민들에게 정치 혐오만 심어주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최기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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