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 임박’.

홈쇼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다. 이 말이 나오면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분명한데도 괜히 관심이 가고 구매 욕구가 자극된다.

물건 자체를 원하게 된다기보다는 대중에게 인기가 있다고 여겨지니 ‘남들 다 사는데 나도 사야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를 포모증후군(FOMO Syndrome)이라고 한다.

포모(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다. Missing Out이 ‘기회를 놓치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만큼 직역하자면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기회’라는 말은 굉장히 주관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별다른 고민 없이 자신들의 기회를 대중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이 무엇인가를 한다고 했을 때 나 역시 그것을 해야 할 것 같고, 그때를 놓치면 나 혼자 실패한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열풍이 불었던 주식 투자가 그랬고, 부동산 투자가 그랬고, 코인 투자가 그랬다. 어디를 갈 때마다 누가 부동산 시세차익으로 몇억 원을 벌었다는 얘기가 들렸고 반대로 누가 무슨 코인에 투자했다가 물렸다는 얘기도 들렸다.

이 기간 ‘영끌족’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자신의 재산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뜻인데, 그 전까지의 투자가 대부분 여유 자금을 기반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시 투자에 대한 열풍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다행히 2022년 들어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를 맞고, 코로나 앤데믹이 실시되며 투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낮아졌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과 금값이 올랐다는 얘기가 꾸준히 들려오며 이것들을 미리 사놨어야 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한탄이 시작됐다. 다시금 포모증후군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3~4년 전처럼 또다시 대한민국이 투자 광풍에 집어 삼켜질지 아니면 일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에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투자를 하더라도 대중의 인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스스로 기회가 맞는지 판단하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이성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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